[재테크칼럼] 수출국 증시에 주목해야 할 때
2015-02-15 06:00
글로벌 자산시장은 경기 회복세에 비해 위험선호도가 지나칠 정도로 높았다. 2014년 금융시장에서 가장 인기를 끌었던 자산은 유럽 하이일드 채권(위험이 높은 대신 수익률이 높은 채권)이었다. 다음이 저개발 신흥국 채권과 유로존 재정 부실국에서 발행한 국채였다. 모두 위험부담이 만만치 않다는 점에서 의외로 볼 수 있다. 사실 2014년 이맘때만 해도 이런 자산은 경계하고, 회피해야 할 대상이었다.
2014년 주식시장을 들여다 보면 미국 증시가 단연 가장 높은 수익률을 투자자에게 안겨줬다. 물론 신흥국 가운데 몇몇 나라 주가도 좋기는 했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그리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지는 못했다. 인도나 중국, 인도네시아, 태국 정도만 주가가 올랐기 때문이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났을까. 여러 이유를 찾을 수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자본 조달비용이 워낙 쌌기 때문이다. 즉, 돈값이 너무 싸서 투자원가가 낮다 보니 자산 가운데 일부는 기꺼이 위험을 감수해서 높은 수익을 얻으려는 동기가 강했다. 하지만 머니게임 양상으로 치달은 하이일드 시장과는 달리 주식시장에서는 그런 공격적인 투자가 통하지 못했다. 주식시장은 단지 일드(수익률) 차이가 아니라 환율 안정이나 기업수익 증대와 같은 펀더멘탈이 담보돼야 하기 때문이다. 2014년까지는 여전히 더딘 세계경기 회복과 달러화 강세, 환율시장 불안정성으로 신흥국 증시가 오르는 데 제한이 있었다.
올해 미국이 금리를 올린다고 하지만 예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초저금리 상황이다. 미 금리인상으로 일부 자금조달 코스트가 올라가기는 하겠지만 대신 경기에 대한 위험이 크게 줄 가능성이 높다. 미국 통화당국도 경기가 좋지 않는 한 금리를 서둘러 많이 올릴 이유는 없기 때문이다.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에서 어는 정도 상쇄요인이 존재하는 셈이다. 게다가 미국을 제외하면 유럽이나 일본, 나머지 나라가 대체로 역사상 가장 낮은 이자율에 머물 전망이다. 이런 지역 자금이 여전히 적절한 수익을 좇아 여기저기 떠돌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이유다. 올해에도 여전히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를 유혹할만한 환경이 이어지리라 판단된다. 그런데 높은 수익을 내줄만한 위험자산은 지금 가격이 너무 비싸다. 주식시장도 최근 2~3년 간 쉬지 않고 오른 국가인 경우라면 부담이 있다.
이런 점에서 향후 주목을 받을만한 자산군은 채권보다는 주식이다. 주식시장 가운데에서도 글로벌 경기회복 과정에서 혜택을 받을 수출국 증시를 주목해야 한다. 더욱이 국제유가가 반등한다고 해도 전년 평균에 비하면 최소 30% 이상 저렴한 상태가 유지될 것이다. 이런 이유로 올해는 저유가 수혜를 받는 공업국 주가가 오를 확률이 높다. 중국이나 인도, 대만, 터키, 일본 같은 곳이 여기에 해당된다. 세계경기 회복으로 가장 많은 도움을 받으면서 저유가 수혜도 받는 나라, 이 가운데에서도 최근 몇 년간 주가가 오르지 않아 증시가 저평가돼 있는 나라는 매우 드물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올해 한국 시장도 비관적이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