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경제 점검] EUㆍ그리스 의견차 여전... 그리스는 중국 내세워 EU 압박

2015-02-12 14:24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 (사진=신화사]


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그리스와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이 11일(이하 현지시간) 채무협상 긴급회의에서 합의 도출에 실패했다.

야니스 바루파키스 그리스 재무장관이 이날 협의에서 현행 구제 금융을 대체할 독자적인 안을 제시했으나 큰 진전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그리스와 유로그룹은 채무협상 합의 도출 실패로 그리스 문제가 안개 속에 빠졌다고 12일 보도했다. AP통신은 최종 타결까지 험로가 예상된다고 전했다.

파노스 카메노스 그리스 국방장관은 11일 그리스 TV에 출연해 “우리는 협상 타결을 원하지만 독일이 강경한 태도를 고집하면 플랜B로 가야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돈을 조달할 다른 길들이 있다”면서 “그것은 미국이 될 수도 있고, 러시아와 중국이 될 수 있다”고 말해 EU를 압박하고 나섰다.

AFP통신은 이날 중국 정부가 치프라스 총리를 중국으로 초청했다고 보도했다.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가 치프라스 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총선 승리를 축하하고 “양국 간 오랜 유대 관계를 심화하고 확대하고자 한다”면서 중국 방문을 요청했다고 11일 전했다.

그러나 영국 일간지 텔레그라프는 중국은 엄청난 외환 보유액을 자랑하지만 이를 해외에서 사용하는데 매우 조심스러운 태도를 취해왔다고 보도했다. 국제통화기금(IMF)에서 유럽 구제금융을 책임졌던 야쇼카 모디는 "몇년 동안 중국이 유럽을 구제하기를 모두가 기다려왔지만 실제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중국이 백기사로 나선 적이 없다"면서 중국의 그리스 지원에 회의적인 전망을 내놨다.

네덜란드 재무장관인 예룬 데이셀블룸 유로그룹 의장은 “앞으로 며칠간 이뤄질 논의에 대해 의견 일치를 이루고 다음 회의가 열리는 16일까지 진전을 이뤄내고 싶었으나 불행히도 그렇게 하지 못했다”면서 “16일 다시 논의가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바루파키스 재무장관은 “우리는 아주 건설적이고 광범위한 논의를 했고 서로를 더 잘 이해하게 됐다는 점이 주된 성과”라면서 “이해로부터 합의가 나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달 28일 종료되는 기존 구제금융 프로그램은 “그리스에게 재앙이었다”며 연장할 생각이 없다는 뜻을 재차 확인했다.

이날 그리스 측이 제안한 내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으나 구제금융 종료 후 6개월 간의 유동성 공급과 기존 채무를 명목 GDP 성장률과 연동시킨 국채와 교환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

12일 개최될 유럽연합(EU) 비공식 정상회의에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가 참가할 예정으로 이견차를 좁힐 수 있을지 주목된다. 16일에는 유로그룹 회의에서 채무협상 논의가 재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