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증권사 이번 도약기회 놓쳐선 안 돼

2015-02-11 17:40

 


아주경제 류태웅 기자= 증권사 임원을 만나면 으레 하는 얘기가 있다. 금융업 전면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떨어질대로 떨어진 이자, 부동산 침체를 감안하면 증권사가 파는 상품은 매력적일 수 있다. 그런데도 금융위기로 떠났던 투자자는 쉽게 돌아오지 않았다.

증권사는 금융업 안에서 서자 취급을 받아왔다. 돈이 될 것 같으면 당국은 회초리를 들었다. 금융위기 이후 그나마 수익을 내주던 파생상품시장이 규제로 망가졌다. 증권사 수익성이 추락했고, 사업 확장은 꿈도 못 꾸게 됐다. 악순환은 꼬리를 물었다. 증권사마다 출혈경쟁 식으로 수수료를 내렸다. 선진국 모험자본이 글로벌시장을 누비는 동안에도 우리 증권사는 안에서 치킨게임만 벌였다.

증권사는 글로벌 경쟁력을 기를 수 있는 시간을 허비했다. 정부를 비판하면서도, 정작 스스로 노력을 게을리한 것에는 입을 다물었다. 2000년대 들어 수차례 증시가 활황을 보였고, 그때마다 기회가 있었지만 새 상품이나 신사업을 찾으려는 노력은 없었다. 
 
그래도 다행스러운 점은 다시 기회가 오고 있다는 것이다. 주식시장 거래가 살아났다. 1월에만 하루 평균 7조원 이상이 거래됐다. 증권사가 투자를 늘려 온 채권도 강세다. 회사마다 어닝서프라이즈가 이어지고 있는 이유다. 유가증권시장 증권업종지수는 올해 들어 약 6% 뛰었다. 코스피에 비해 4배 가까이 앞선 수익률이다.
 
이제는 반드시 투자에 나서야 한다. 증권사도 독자적인 상품을 내놓고,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글로벌 금융사에 한참 뒤처진 현실을 제대로 봐야 한다. 이미 해외 경쟁사가 장악한 선진시장이 아니더라도 기회는 있다. 이머징마켓부터 다져야 한다. 모처럼 시장이 살아나는 이때 단기실적에 연연해서는 안 된다. 이번에도 놓치면 언제 또 기회가 올지 알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