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영종대교 105중 추돌사고…"짙은 안개로 앞 차량도 잘 안 보여"(종합)

2015-02-11 14:54

▲11일 오전 9시 45분께 인천시 중구 영종대교 서울 방향 상부도로 12∼14km 지점에서 승용차 등 100여 대가 잇따라 추돌했다.[사진=KBS뉴스 캡처]

아주경제 최수연·박성준 기자 =인천 영종대교에서 105중 추돌 사고가 발생, 2명이 숨지는 등 60여명의 사상자를 냈다. 사고 당시 현장은 짙은 안개로 한치 앞도 분간하기 힘든 상황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로 현장은 승용차와 트럭 등 차량 수십대가 형태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찌그러져 도로위에 뒤엉켜 있어 아수라장을 방불케 했다. 
 
◆100중 추돌, 2명 사망 등 60여명 사상 

11일 오전 9시 45분께 인천시 중구 영종대교 서울 방향 상부도로 12∼14km 지점에서 승용차 등 100여 대가 잇따라 추돌했다. 이 사고로 오후 5시 현재 2명이 숨지고 부상자 63명이 인근 11개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이날 사고를 당한 택시기사 유상영(60)씨는 "사고지점 인근을 지나가고 있는데 앞쪽에서 '쿵' 하는 소리가 2~3차례 연속해서 들렸다"며 "잠시 후 갑자기 뒤에서 차량이 들이받아 택시가 180도 돌아서 가드레일에 부딪혔다"고 말했다.

유씨는 이어 "가드레일을 부딪치고서 기억을 잃었다"며 "정신을 차리고 보니 택시가 찌그러져 있고 요란한 구급차 소리가 났다"고 말했다.

최초 사고 현장을 수습하기 위해 출동한 견인차도 추돌을 피해가지 못했다. 견인차 운전자 A씨는 "사고 발생 신고를 받고 현장에 제일 먼저 도착했는데 도착하자마자 뒤이어 차량이 계속 추돌했다"고 말했다.

관광버스와 대형 탑차로 인해 승용차는 폐차된 차량을 방불케할 정도로 파손됐다. 심지어 대형차량 사이에 낀 승용차 운전자들은 구급대원이 구조하러 올 때까지 찌그러진 차량에 끼인 채 옴짝달싹도 못하고 있기도 했다.

◆사고 원인은 짙은 안개..."가시 거리 10m도 안돼"  

105중 추돌이 발생한 영종대교는 사고 당시 습한 대기와 복사냉각 탓에 짙은 안개가 끼었던 것으로 추측된다. 기상청에 따르면 11일 오전 11시 30분 기준 영종대교와 가장 가까이 있는 항공기상청에서 관측한 인천국제공항의 가시거리는 약 600m다. 영종대교에는 기상 관측 시설이 없어 사고 지점의 정확한 가시거리 측정은 불가능하다.

다만 앞서 오전 4시 30분부터 10시까지 인천공항에는 저시정 경보가 내려졌다 해제됐다. 저시정 경보는 가시거리가 400m 이하일 때 발효된다.

영종대교 서울방면에서 연쇄 추돌사고가 발생한 시각이 오전 9시 45분인 것을 고려할 때 사고 당시에도 영종대교 일대가 짙은 안개에 휩싸였을 것이라고 추측된다.

실제로 사고 현장의 운전자들은 안개 때문에 앞의 차량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고 입을 모았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안개로 가시거리가 10여m에 불과한 상황"이었다며 "안개 때문에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원인과 피해 현황 등을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