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유가 장기화에 에너지공기업 해외자원개발 제동

2015-02-10 07:40

아주경제 신희강 기자 =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에너지공기업들이 올해 해외자원개발 투자를 대폭 줄일 전망이다. MB 자원외교에 따른 부채감축과 장기화되는 저유가 기조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전문가들은 에너지·자원의 97%를 해외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로서는 섣불리 해외자원개발에서 손 떼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고 설명한다.

특히 유가가 50달러대로 하락한 지금 시점이 양질의 해외자원을 저가로 매수할 수 있는 투자 적기라고 강조한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석유공사와 가스공사 등 에너지공기업들은 올해 해외자원개발 투자를 줄이고, 전면적인 구조조정에 나설 계획이다.

석유공사의 경우 본사 및 해외 자회사를 포괄하는 전사적 비상대응계획를 수립하고, 안정적인 사업관리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매출의 대부분을 생산 원유에 의존하는 석유공사는 재무구조상 최근 떨어지는 원유가격에 유동성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에 ‘유가위기대응반(이하 위기대응반)’을 구성, 매주 전담반 회의를 열고 유가변동 상황을 분석하고 있다다. 또 유전개발사업 등 유가변동에 따른 영향이 큰 사업을 중심으로 본사 및 해외 자회사를 포괄하는 글로벌 비상대응계획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가스공사 역시 올해 투자금액을 1조8000억원 수준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해 투자금액 2조2000억원 대비 18.1% 가량 감소한 수준이다.

사업 구조조정에 따른 인력 구조조정도 이뤄질 전망이다. 현재 각 자회사별 로 대규모 인력 감원을 시행하고 있는 만큼 본사 인력에 대한 검토를 병행하고 있다.

해당 업계는 유가하락과 정부의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의 분위기 상 투자를 줄일 수 밖에 없다고 설명한다. 해외자원개발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높은 상황에서 당분간 구조조정 등 회사의 안정화에 집중할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해외자원개발의 부실한 투자는 바로잡되 장기적인 안목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과거 무분별한 투자에 따른 과오들은 질책받아 마땅하지만, 투자 위축이라는 분위기가 지속돼서는 안된다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지금이 양질의 자산을 저가로 매수할 수 있는 투자의 적기라고 강조하고 있다. 실제 중국 국영 에너지기업이 해외 석유·가스 M&A에 투자한 금액은 4년간(2010∼2013년) 총 1200억달러 가량으로, 매년 300억 달러를 해외자원개발에 투자하고 있는 실정이다.

업계 한 고위관계자는 "최근 유가가 50달러대로 하락하는 등 대외여건 또한 악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해외자원개발 투자까지 줄어드는 것은 민간기업의 투자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정부의 해외자원개발에 대한 일관적이고 지속적인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