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 대통령 중국인 영어발음 ‘조롱’ 발언에 외신들 “생각없다” 비난
2015-02-06 10:29
아르헨 정부 “비하의도 아닌 중국 향한 공감의 표현” 해명…중국은 묵묵부답
시진핑(習近平·오른쪽) 중국 국가주석과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4일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정상회담을 가졌다. 양국 정상은 회담 후 양국 간 지난해 합의한 전면적 전략동반자 관계를 더욱 강화해 나가자는 내용의 공동 성명을 채택했다. [사진=베이징 중국신문망]
아주경제 한아람 기자= 경제협력을 위해 중국을 국빈방문 중인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중국인의 영어 발음을 비하하는 듯한 어조의 글을 트위터에 올려 논란이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지난 4일 중국 사업가 1000여명이 모인 모임에 참석한 후 트위터에 스페인어로 “행사에 1000명이 넘는 사람이 왔는데, 이들이 모두 ‘라 캄포라’ 소속일까, 아니면 단지 ‘쌀(lice)’과 ‘석유(petloleum)’ 때문에 왔을까?”라고 말했다.
해당 발언은 아르헨티나 내 반대파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대파는 페르난데스 대통령의 아들이 이끄는 친정부 청년조직인 라 캄포라 외에는 대통령 지지자가 거의 없고, 행사에 참석하는 군중도 식료품 등 선물을 받으려는 것뿐이라는 주장을 줄곧 펼쳐왔다.
350만명의 팔로어를 보유한 페르난데스 대통령의 글은 곧바로 도마 위에 올랐다.
문제의 글이 올라간 지 몇 분 만에 논란이 일자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비판 세력의) 우스꽝스러움과 부조리함이 지나쳐 유머로 받아칠 수밖에 없었다”고 항변하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아르헨티나 호르헤 카피타니치 수석장관은 5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통해 “페르난데스 대통령이 트위터에 올린 글은 우호적인 감정을 표현한 것이었으며 중국을 비하할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카피타니치 장관은 페르난데스 대통령의 글이 중국을 향한 ‘공감의 표현’이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트위터 글을 의도적으로 나쁘게 해석해 중국과의 전략적 협력 협정의 중요성을 흠집 내려는 시도가 있다”고 항변했다.
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페르난데스 대통령을 친구로 대했다. 현재 이것이 진실”이라며 “트위터 글이 중국 방문 성과를 훼손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정부는 “논평하지 않겠다”는 짤막한 반응만을 내놓았다.
훙레이(洪磊) 외교부 대변인은 5일 정례브리핑에서 중국이 페르난데스 대통령의 글에 대해 무례하다고 생각하지 않는지, 중국 관리들에 문제를 제기할 계획이 있는지 묻자 “논평하지 않겠다”고 답변했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지난 3일 경제협력을 위해 중국을 방문했다. 2011년 디폴트(채무불이행) 선언 여파로 국제금융시장에서 자본을 조달하기 어려워진 아르헨티나는 중국의 인프라 투자와 금융지원 등으로 경제난을 극복하기 위해 중국과의 협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