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스모그'가 사람잡네, 베이징 폐암 발병률 40% 급증

2015-02-05 15:32
중국 지난 30년간 중국 폐암 사망률 465% 급증, '흡연'보다 '스모그' 무서워
PM2.5 초미세먼지 급증 등 대기오염이 주원인, 조기사망자도 늘어

[사진=중국신문망 제공]


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심각한 스모그 등 대기오염이 중국인의 생명마저도 위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북경신보(北京晨報)의 5일 보도에 따르면 PM 2.5(지름 2.5㎛ 이하 초미세먼지) 농도가 급증, 대기오염이 심각한 베이징의 폐암 발병률이 지난 10년간 무려 40% 급증했다. 

베이징 위생 당국이 최근 공개한 통계에 따르면 베이징에서 가장 발병률이 높은 암은 폐암으로 직장암과 위암이 그 뒤를 이었다. 중국 전국종양기록센터는 "전국적으로 폐암 발병률이 매년 26.9%의 속도로 급증하고 있다"며 "지난 30년간 폐암사망률은 무려 465% 증가했다"는 충격적인 사실도 공개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도 5일 "중국에서는 흡연보다 스모그가 더 위협적"이라는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와 베이징대학 연구진의 조사결과를 공개하며 대기오염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웠다.

그린피스는 "2013년 31개 도시의 초미세먼지로 인한 조기사망자 비율이 10만명당 90명 꼴로 지난 2012년 흡연으로 인한 조기사망자 10만명당 70명을 웃돌았다"며 "'흡연'보다 '스모그'가 중국인 건강을 더 위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PM2.5로 인한 조기 사망자 수는 총 25만7000명에 육박했다. 

31개 도시 중에서도 스자좡(石家庄)과 난징(南京), 톈진(天津), 충칭(重慶) 등 12개 도시의 조기사망자가 10만명당 100명을 넘어섰다. 조기사망자는 평균 기대수명 이전에 사망하는 사람을 말한다.

중국에서 스모그로 인한 피해가 가장 큰 허베이(河北)성 도시들은 조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실상은 더욱 심각할 것으로 추정된다.

캐나다 오타와대학 연구진이 최근 공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PM2.5 농도 증가 등 대기오염과 폐암은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전국 각지의 18만명 비흡연자를 대상으로 26년간 추적조사를 한 결과 PM2.5 농도가 10㎍/㎥ 증가할 때마다 폐암 사망률이 15~27%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폐질환이 있는 경우 사망률이 훨씬 높았다.

중국 환경보호부가 4일 발표한 전국 74개 주요도시 대기질 조사 결과도 대기오염에 대한 사회적 우려를 증폭시켰다. 환경보호부에 따르면 74개 도시 중 대기오염 기준치를 충족한 곳은 선전(深圳), 하이커우(海口), 주하이(珠海), 쿤밍(昆明) 등 단 8곳에 불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