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시 무리한 인구늘리기…불법 논란

2015-02-02 15:19
2달여만에 1600여명 증가

전남 여수시청 전경 [사진제공=여수시]


아주경제 장봉현 기자 = 전남 순천에 거주하는 김모(38)씨는 최근 주소를 여수로 옮겼다.

여수시 공무원인 형수가 찾아와 전입 인원 할당을 받았다며 주소 이전을 권유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허락했다. 이 때문에 김씨의 아내와 아들은 주소를 옮겨야 했다. 형수의 말을 빌리자면 많은 공무원이 이런 식으로 실적을 채웠다고 한다.

인구 늘리기에 총력을 쏟고 있는 여수시가 실제 거주하지 않는 사람의 주민등록만 이전하는 등 위장전입이 사례가 상당한 것으로 드러나 말썽을 빚고 있다.

특히 공무원마다 늘려야 할 인원을 할당하거나 위장전입을 주도적으로 부추기는 탈법까지 일삼고 있다는 지적이다.

2일 여수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1월말까지 공무원 2000여명을 대상으로 '인구 30만명 회복' 캠페인을 벌였다. 공무원 1명당 의무적으로 1명을 전입시키자는 운동이다. 

이를 통해 시는 다른 지역에 주소를 둔 2826명을 전입시켰다고 밝혔다.

1월말 기준 부서별 전입 추진실적은 안전행정국이 524명으로 1위를 차지했으며 기획경제국(243명), 환경복지국(253명), 해양관광수산국 (117명) 등이 뒤를 이었다.

여수시가 이처럼 인구 늘리기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은 한 때 34만명에 이르렀던 전남 제1의 도시에서 이제는 인구 29만명 지키기도 버겁다는 위기의식 때문이다.

실제 여수시 인구는 2012년 12월말 기준 29만2217명에서 2013년 12월말 29만1366명, 지난해 10월말 29만469명, 11월말 29만503명으로 집계되는 등 감소세가 멈추질 않고 있다.

하지만 인구 30만명 회복 캠페인이 마감된 1월말 기준 여수시 인구는 29만 2121명으로 예년 수준을 회복했다. 인구 변동 폭이 두 달여 만에 1618명에 달하는 '널뛰기'를 보인 셈이다.

문제는 이 같은 행위가 위장전입에 해당돼 현행 주민등록법 상 과태료 부과 대상, 사안에 따라 고발까지 당할 수 있는 불법이라는 점이다.

시 관계자는 "공무원들이 모범을 보이자는 취지에서 캠페인을 실시했다" 며 "일부 위장 전입 의혹도 있겠지만 산업도시인 여수의 경우 인근 순천과 광양에 주소를 둔 주민들이 많아 그 과정에서 오해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인구 늘리기는 전국 지자체들이 지역 경쟁력을 위해 공통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최대 현안이다. 살기 좋은 환경과 일자리 창출, 다양한 복지 등 정주여건 개선 등 특화된 경쟁력 강화 방안 마련으로 자연스러운 인구유입을 유도해야 한다는 지적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