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시진핑, ‘부패’ 연루 민생은행 손본다…금융계 반부패 신호탄

2015-02-02 15:58
민생은행 주가 3% 이상 하락…금융株 일제히 하락

중국 민생은행 [베이징 민생금융센터. [베이징 = 중국신문망]]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 최초 민영은행인 민생(民生)은행 마오샤오펑(毛曉峰ㆍ42) 행장이 부패혐의로 낙마하자 이를 두고 중국 당국이 금융업계를 상대로 벌이는 ‘부패와의 전쟁’의 신호탄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마오 행장에 이어 민생은행 이사장을 지낸 둥원뱌오(董文標) 전국공상연합회 부주석 겸 전국정협 경제위원회 부주석이 조만간 중앙기율검사위원회에서 '쌍규'(雙規·당원을 구금상태에서 조사하는 것) 처분을 받고 연행될 것이라고 미국에 서버를 둔 중화권 매체 명경신문망(明鏡新聞網)이 1일 보도했다. 매체는 마오 행장 사건과 관련해 민생은행 간부들이 줄줄이 체포될 것이라고 전했다.

민생은행 측은 지난달 사임한 마오 행장의 부패는 개인적인 것으로 민생은행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부패연루설은 민생은행 전체로 확대되고 있는 형국이다. 마오샤오펑은 한때 공산주의청년단에 몸담았던 관료 출신으로 후난대 대학 선배이자 공청단 핵심 실세였던 링지화(令計劃) 전 통일전선공작부장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비리에 연루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금융계 소식통들은 민생은행이 둥원뱌오 부주석이 행장을 맡던 시절부터 전ㆍ현직 고위 관료들과 정경유착으로 부패고리를 형성했으며, 둥 부주석은 호화 생활을 하면서 부정 축재와 엽색 행각을 벌인 것으로 소문났었다고 전했다.

민생은행이 그동안 내부에  ‘부인 구락부’라는 조직을 만들어 링지화의 부인 구리핑(谷麗萍), 쑤융(蘇永) 전 정협 부주석의 부인 위리팡(于麗芳) 등 당·정 고위급 실세들의 부인과 자녀 10명에게 자리를 마련해줬다는 보도도 중국 차이징망(財經網)을 통해 흘러나왔다. 실제로 근무는 하지 않고 고액의 월급만 챙겨준 것은 대놓고 뇌물을 받친 격이어서 강도 높은 처벌이 예상된다고 신문은 전했다. 

중국 언론들은 민생은행에 대한 부패조사가 시진핑(習近平) 지도부의 금융권에 대한 부패와의 전쟁이 서막을 열었다며 향후 금융계에 만연한 정ㆍ경 유착과 부패 관행에 대한 개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이날 중국 주식시장에서 민생은행 주가가3.17% 하락한 것을 비롯해 금융주가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이날 금융주 평균 하락폭은 2.5%에 달했다. 

지난 1996년 설립된 민생은행은 중국 최초 민영은행이다. 지난해 영국 ‘더뱅커’가 선정한 자기자본 기준 글로벌 1000대 은행 순위에 47위로 이름을 올렸다. 중국계 은행으로는 공상은행·건설은행·중국은행· 농업은행·교통은행 등에 이은 9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