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쎄시봉’ 정우 “첫 상업영화 주연…기도하는 마음”
2015-02-02 11:15
사실 정우는 ‘바람’ 이전에 다수의 작품에 출연했다.‘7인의 새벽’(감독 김주만)에 양아치로 출연했으며 ‘라이터를 켜라’(감독 장항준)에서는 부하 7 역을 맡았다. 이후 ‘품행제로’(감독 조근식) ‘동갑내기 과외하기’(감독 김경형) ‘바람난 가족’(감독 임상수) ‘불어란 봄바람’(감독 장항준) ‘그놈은 멋있었다’(감독 이환경) ‘돌려차기’(감독 남상국) ‘그때 그사람들’(감독 임상수) 등에서 조연과 단역을 연기했다.
‘바람’은 정우를 ‘생활연기의 달인’이란 칭호를 얻게 했고 tvN ‘응답하라 1994’(이하 응사)에 출연하게 만들었다. ‘응사’ 신원호 PD 등 제작진이 ‘바람’의 광팬이었기 때문. 이후 ‘응사 신드롬’으로 까지 불리며 연기력 인정과 함께 스타덤에 오른 정우는 첫 상업영화로 ‘쎄시봉’(감독 김현석·제작 제이필름·무브픽쳐스)을 선택했다.
오는 5월 개봉하는 ‘쎄시봉’에서 주인공 오근태 역을 맡은 정우를 최근 서울 팔판동 카페에서 만났다. 웃는 모습이 자연스러운 정우는 웃으면서도 부담된다고 말문을 열었다.
‘쎄시봉’을 선택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공감을 했기 때문이다. 언제 들었는지 정확하게 기억할 수는 없지만 분명 어디선가 들었던 윤형주, 송창식, 이장희, 조영남의 노래들. 한 시대를 주름잡았던 쎄시봉 멤버들의 노래들. 한국 음악사에 남을 그런 가수들의 한 노래가 모티브가 된 영화에 출연 결심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정우는 연기적인 면에서 뿐만 아니라 음악적인 부분에서도 영화를 이해하려고 했다. 민자영(한효주)과의 첫 키스 장면에서 오근태가 부른 ‘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가 고백을 위해 만들어진 곡이란 사실을 알고 있던 정우는 음악에 맞춰 시나리오를 읽고 감정을 잡았다.
이번에는 기타까지 배웠다. 원래 오근태는 기타를 치지 못하는 중저음 목소리의 소유자로 설정됐지만, ‘쎄시봉 트리오’의 뮤즈 민자영에게 잘 보이고 싶은 오근태가 기타를 배우기 때문. 민자영에게 고백하는 장면도 노래를 부르다 그려진다. “노래를 부르니 고백을 하기 직전에 시동을 건 느낌이었다”는 정우는 “그만큼 음악이 주는 힘이 컸다. 한효주가 현장에서 집중을 했기 때문에 더욱 그랬던 것 같다. 같이 집중할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젊은 시절의 오근태는 정우가, 40대 이후 오근태는 배우 김윤석이 연기했다.
“든든했죠. 김윤석 선배님이 제 40대를 연기한다고 했을 때, 저 뿐만이 아닌 다른 어떤 배우들도 김윤석 선배님과 같은 작품에 출연한다는 점에서 영광으로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 같아요. 영광스러웠죠. 사실 과거와 현재, 미래의 역할이라 만날 수 없는 상황이었는데 2~3번 정도 현장에 오셨어요. 격려와 응원의 눈빛만 보내시더라고요(웃음).”
“최소한 영화에 투자해주신 분들과 제작진들을 위해 손익분기점은 넘었으면 좋겠어요. 촬영 때 정말 즐겁게 촬영했어요. 자부심도 있었죠. 그런데 개봉 날짜가 다가올수록 심장이 쪼그라드는 것 같아요. 치열하게, 고민하면서도 즐겁게 촬영했습니다. 손익분기점은 최소한의 목표입니다.”
‘쎄시봉’의 손익분기점은 300만 관객이다. 정우의 바람이 현실로 이루어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