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경제 점검] 그리스 새 정부 출범 1주일, EU와 대결자세 선명
2015-02-02 11:41
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지난 그리스 총선에서 반 긴축노선을 공약으로 내세워 승리한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가 이끄는 새 정부가 유럽연합(EU)의 구제금융 연장을 위한 교섭에서 대결자세를 선명히 하고 있다.
치프라스 정권은 채무탕감이 수용되지 않으면 향후 교섭에 응할 수 없다는 벼랑끝 전술을 구사하면서 EU의 양보를 이끌어낼 전략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그리스 총선에서 1주일이 지났지만 금융시장의 긴장은 유럽 채무위기 이후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유럽 채권시장은 지난 주말 그리스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한 때 11%까지 치솟았으며, 3년 만기 국채는 19%까지 상승했다. 그리스의 유로존 이탈(그렉시트) 우려가 제기면서 금융기관의 예금 인출도 예상돼 은행 관련주는 40% 넘게 하락했다.
그리스는 2월과 3월에 IMF에 대한 채무상환, 7월 이후에는 70억 유로의 국채 상환을 앞두고 있다. 그리스는 시장에서 자금 조달이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구제금융 없이 자금은 조달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일 지적했다.
그리스 새 정부가 채무탕감을 요구한데 대해 트로이카는 상환기간의 연장, 금리 부담의 경감을 제시하고 있지만 양측의 이견차는 여전히 크다.
EU 회원국은 그리스의 이러한 태도에 불신감이 커지고 있다. ECB 최대 지분국으로 그리스 구제금융을 주도한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31일 독일 일간지와 인터뷰에서 그리스의 채무를 탕감할 수 없다고 밝혔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독일과 핀란드, 네덜란드 등 주요 채권국은 그리스가 2010년부터 2차에 걸친 구제금융 협상에서 합의한 약속을 지키라고 계속 압박하고 있다.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도 그리스의 교섭 수법에 대해 “공갈”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그리스와 채권단 간 협상의 여지가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유로존 위기 전문가인 메간 그린은 WSJ에 "누구도 그리스의 디폴트를 원치 않는다는 것이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이유"라며 양측 모두 양보하는 타협안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바루파키스 그리스 재무장관은 1일(현지시간) 파리를 방문해 미셸 사팽 재무장관과 만나 구제금융 재협상에 대한 논의를 이어갔다. 이 자리에서 사팽 장관은 "프랑스는 그리스를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언급해 그리스에 힘을 실어줬다.
바루파키스 장관은 영국과 이탈리아도 방문할 예정이다. 12일 개최될 EU 정상회담까지 유럽 각국을 돌면서 설득에 나설 것으로 보이나 독일의 반대가 심해 협상은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신용평가기관 피치는 그리스와 트로이카의 교섭에 진척이 없을 경우 현재 그리스 국채 신용등급을 투기적 단계인 ‘B'에서 강등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영국 시장조사회사 캐피탈 이코노믹스는 “그리스의 영향이 남유럽 지역의 채권시장에도 파급될 징조가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우려했다. 그리스에 대한 구제금융 연장 시한인 2월말까지 유럽 금융시장의 기장은 한층 더 고조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용평가기관 피치는 그리스와 트로이카의 교섭에 진척이 없을 경우 현재 그리스 국채 신용등급을 투기적 단계인 ‘B'에서 강등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영국 시장조사회사 캐피탈 이코노믹스는 “그리스의 영향이 남유럽 지역의 채권시장에도 파급될 징조가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우려했다. 그리스에 대한 구제금융 연장 시한인 2월말까지 유럽 금융시장의 기장은 한층 더 고조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