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경상수지 흑자 최대...'국제유가 폭락'영향
2015-02-02 10:39
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 지난해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3년 연속 사상 최대 행진이다. 다만 수출 증가보다는 수입 감소로 흑자폭이 커져 여전히 ‘불황형 흑자’ 논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경상수지 흑자가 894억2000만 달러로 잠정 집계됐다고 2일 밝혔다. 기존 사상 최대인 2013년 811억5000만 달러보다 10.2% 증가했다. 이는 지난달 한은이 제시한 경상수지 흑자 전망치 900억 달러에 부합하는 수준이다.
경상수지 중 상품수지 흑자는 928억9000만 달러로 전년(827억8000만 달러)보다 100억 달러 넘게 늘었다. 수출은 소폭 증가했지만 수입은 감소한 영향이다. 지난해 수출은 6215억4000만 달러로 전년보다 0.5% 증가하는데 그쳤지만 수입은 5286억6000만 달러로 전년보다 1.3% 감소했다. 수입은 2012년(-0.7%) 이후 3년 연속 감소세다.
그러나 한은은 여전히 이 지적에 손사래를 치고 있다. 최근 수출과 수입이 함께 감소했지만 주된 이유는 국제유가 하락이며 가격요인에 의한 수입감소를 불황형 흑자로 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주장이다.
노충식 한은 국제수지팀장은 “지난해 수입이 감소한 것은 국제 유가 하락에 따른 영향이 크다”며 “통관 기준으로 보면 여전히 수출과 수입 모두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통관 기준으로 지난해 수출은 2.4% 증가했고, 수입은 1.9% 증가했다.
지난해 12월 국제수지는 경상수지가 72억2000만 달러의 흑자를 내면서 34개월 연속 흑자행진을 이어갔다. 현 추세라면 1986년 6월부터 3년 2개월 간 이어진 최장 흑자 기록을 뛰어넘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월간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11월(113억2000만 달러)보다 9.5% 줄었다. 상품수지 흑자가 전월 100억3000만 달러에서 85억2000만 달러로 축소된 영향이다. 서비스수지 적자 규모는 1억6000만달러에서 15억4000만 달러로 확대됐다.
한은은 올해 경상수지 흑자는 940억달러로, 지난해보다 더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올해 경상수지 흑자를 작년보다 낮은 수준으로 관리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내수 부진으로 수입이 줄어들면 불황형으로 경상수지 흑자가 늘어나는 만큼 내수를 활성화해 경상수지를 적정 수준으로 관리하겠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