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림빵 뺑소니 사건 피의자 긴급체포…포위망 좁혀오자 자수선택 19일 만에 일단락
2015-01-30 09:11
"사고 당시 음주운전" 경찰, 특가법 도주차량 혐의 적용해 구속영장 신청 방침
아주경제 박성준 기자 = 일명 '크림빵 뺑소니' 사건의 피의자 허모(37)씨가 사건 발생 19일째인 29일 긴급체포됐다.
청주 흥덕경찰서는 이날 오후 11시 8분께 허씨가 부인과 함께 이 경찰서 후문을 통해 강력계 사무실을 찾아와 자수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허씨의 혐의를 일부 확인한 뒤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차량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이로써 허씨의 신분은 용의자에서 피의자로 전환된 상태다. 경찰은 허씨를 상대로 사고 경위를 조사한 뒤 이르면 30일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당시 강씨는 임신 7개월이 된 아내의 임용고시 응시를 돕기 위해 화물차 기사 일을 하고 있었다. 사고 당일 아내에게 줄 크림빵을 사서 귀가하던 중 변을 당해 네티즌 사이에서는 크림빵 뺑소니 사건으로 불렸다.
사건 발생 초기 자동차 동호회에서도 수많은 네티즌들이 용의차량 분석에 나섰지만 초기 공개영상이 엉뚱한 CCTV로 드러나 혼선만 야기했다.
다행히 사고현장 부근인 차량등록사업소에서 근무하는 청주시 공무원 A씨가 국내 유명 포털 사이트에서 '크림빵 뺑소니' 기사를 보고 "우리도 도로 변을 촬영하는 CCTV가 있다"는 댓글을 달아 결정적 단서를 제공, 수사가 급물살을 탔다.
흥덕경찰서 수사관들은 수사본부 설치 당일인 지난 27일 차량등록사업소를 방문해 확보한 CCTV 영상을 분석, 용의 차량을 윈스톰으로 특정했다.
경찰이 29일 용의차량으로 회색 윈스톰을 특정한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자 이날 오후 7시 허씨의 아내가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다. 하지만 경찰이 허씨의 집으로 출동했을 당시 허씨는 종적을 감춘 뒤였다.
이후 경찰은 허씨의 동선을 파악하며 추적에 나섰다. 경찰은 추적을 하는 동안 일부 언론의 무분별한 보도에 수사에 혼선을 빚을 수 있다고 판단, 취재진에 자제를 요청키도 했다.
경찰이 휴대전화 위치 추적을 하며 보낸 문자에도 응답하지 않았던 허씨는 예고 없이 이날 오후 11시 8분 부인과 함께 흥덕경찰서를 찾아 자수했다.
자수 당시 그는 작업복 차림이었으며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질문에 "죄송하다"는 말로 사실상 범행을 시인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허씨는 유치장으로 이동하던 중 취재진에게 "숨을 쉴 수 없을 만큼 자책감을 느꼈다. 죄짓고 못 산다"고 말했다.
허씨의 자수 소식을 듣고 흥덕경찰서를 찾은 숨진 강씨의 아버지 태호(58)씨는 "(자수를) 잘 선택했다. 고통스러울텐데 위로해주고 싶다"며 용서의 손길을 내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