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우커 잡아라, 남성복 ‘별들의 전쟁’ 시작
2015-01-30 09:22
아주경제 한지연 기자 = # 명동의 한 남성복 매장에 10여명의 중국인 여성 고객들이 한창 쇼핑을 즐기고 있다. 중국 항저우에서 온 여성 소비자 장 아무개(33)씨는 직접 가져온 사진 5장을 점원에게 내밀었다. 그는 "남편 생일 선물로 '김수현 정장'을 구매할 것"이라며 "드라마에서 본 대로 옷과 가방, 신발까지 모두 구매해 남편을 남자 주인공과 비슷하게 꾸며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요즘 남성복 시장에서는 '별들의 전쟁'이 한창이다.
제일모직, 코오롱FnC, 신원 등 주요 패션업체들이 중국인 소비자를 공략하기 위해 남성복 모델에 한류스타를 경쟁적으로 발탁했다. 한국 드라마에서 본 '꽃미남 남자 주인공'을 따라 하기 위해 원정 쇼핑에 나서는 중국인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달 초에는 중국인이 많은 코엑스몰에 라이프스타일숍을 개장하기도 했다. 호텔 콘셉트의 라이프스타일숍에서는 정장 뿐 아니라 시계, 라디오, 이어폰 허브, 핸드폰 충전기 등 다양한 제품을 판매한다.
엠비오 관계자는 "중국 사람들은 세련된 디자인의 합리적인 가격대인 국산 컨템포러리 브랜드를 선호한다"며 "간절기용 셔츠와 재킷 등의 인기가 높고, 한 번에 수 백만원어치를 구매하는 통 큰 고객도 많다"고 전했다.
특히 반하트 디 알바자 컬렉션 의류는 재킷 하나에 200만원이 넘지만 없어서 팔지 못할 정도다. 주로 3040대 중국 젊은 CEO, 패션업계 종사자 등이 많이 방문한다.
신원 관계자는 "반하트 디 알바자의 비스포크(맞춤 제작)등을 위해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 상류층 남성들도 점차 늘고 있다"며 "한국 브랜드의 높은 품질과 기술력, 맞춤 사이즈 등은 이탈리아, 프랑스 명품 브랜드와 차별화된 강점"이라고 말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 FnC 역시 최근 남성복 브랜드 '지오투큐레이션' 얼굴에 주원과 김영광을 내세웠다. 두 모델이 중국·일본·태국 등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더 클래스 역시 새로운 한류 스타로 부상한 씨엔블루를 한국과 중국 모델로 발탁했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한류 스타 모델은 브랜드 입장에서 해외 관광객들에게 가장 빨리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방법"이라며 "중국 사람들은 가격 저항력도 거의 없고, 한 번에 수십벌씩 대량 구매하는 경우도 많아 이들을 선점하기 위한 업체들간의 경쟁이 치열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