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들 “‘네비도’ 선수 금지약물 사실 모르는게 더 어려워”
2015-01-29 14:26
아주경제 조현미 기자= “의사라면 남성호르몬제가 선수에게 금지된 약물이라는 것을 모르기가 더 어렵다.”
수영선수 박태환이 남성호르몬제인 ‘네비도’ 투약 후 받은 도핑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와 파문이 일고 있다.
이 제품을 주사한 의사는 네비도가 선수 금지약물인 것을 몰랐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현직 의사들은 이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의학 교육을 받았다면 누구나 이 제품에 든 테스토스테론이 선수에게 금지된 약물임을 알고 있다는 것이다.
도핑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온 것은 박태환이 같은 해 7월 서울 중구 S호텔 T클리닉에서 독일계 제약사 바이엘의 네비도를 맞은 이후다.
네비도는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성분을 포함하고 있는 주사로 주로 40세 이상 남성의 갱년기 치료 등에 쓰인다. 테스토스테론은 근육 강화 기능도 있어 WADA가 선수 금지약물로 지정한 대표적인 성분이다.
그러나 현직 의사들은 이런 주장에 의구심을 나타냈다. 스포츠의학을 따로 배우지 않더라도 의사라면 누구나 테스토스테론이 선수 금지약물에 속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내과 전문의인 A씨는 “정규 의학교육을 받은 의사라면 누구나 테스토스테론이 선수에게 사용해서는 안 되는 약물임을 인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형외과 전문의 B씨 역시 “의사가 네비도와 같은 남성호르몬제가 선수 금기약물인 것을 모르기 어렵다”고 밝혔다.
정신과 전문의도 같은 의견을 전했다. 정신과 전문의 C씨는 “의사가 테스토스레론이 금지약물임을 몰랐을리 없다”며 “특히 박태환 정도를 담당하는 의사라면 모를 가능성이 더 떨어진다”고 말했다.
박태환이 “금지약물인지 모르고 맞았다”고 주장한 데 대한 의구심도 제기되고 있다. 평소 몸 관리에 민감한 선수가 테스토스테론 주입 후 나타나는 인체 변화를 감지하지 못할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다. 더구나 박태환은 네비도를 2013년 12월과 2014년 7월 두 차례 맞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직 선수 출신인 D씨는 “네비도 같은 남성호르몬제를 맞게 되면 선수 스스로 몸의 변화를 바로 알아차릴 수 있다”며 “선수가 몰랐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