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광효 기자=이스라엘군과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 사이의 유혈 충돌로 28일(현지시간) 이스라엘 군인 2명과 유엔 평화유지군 1명이 사망했다고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 레바논 데일리스타 등 현지 언론들이 일제히 전했다.

이날 오전 11시 25분쯤 레바논과 시리아 국경 인근의 셰바 농장 지대에서 이스라엘군 차량 행렬이 로켓 포탄 공격을 받았다.

이에 대해 이스라엘군은 “헤즈볼라가 발사한 5발의 로켓 포탄에 이스라엘 군인 2명이 사망하고 7명이 중경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이에 이스라엘군은 헤즈볼라의 근거지인 레바논 남부 영토를 향해 박격포탄을 최소 50발을 발사하고 전투기로 공습했다.

현지 언론은 “이는 이스라엘의 2006년 레바논 침공 이후 양측이 가장 격렬히 충돌한 것”이라고 전했다.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는 “이스라엘의 대응 과정에서 레바논 남부에서 활동하는 스페인 국적의 평화유지군 1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이런 가운데 헤즈볼라도 이스라엘군 차량을 겨냥한 로켓포 공격이 자신들의 소행임을 시인했다.

헤즈볼라는 성명에서 “산하 조직 중 하나인 '알쿠네이트라 순교자' 그룹이 셰바 지역에서 특수 로켓 포탄으로 이스라엘 차량 행렬을 타격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강력 대응 방침을 선언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스라엘군은 어떤 전선에서라도 무력으로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며 “오늘 공격의 배후는 확실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비그도르 리버만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강력하고 과도한 방식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레바논은 이번 사태의 책임을 이스라엘에 전가시켰다.

레바논의 탐맘 살람 총리는 성명에서 “헤즈볼라가 점령지 셰바 농장 지대의 이스라엘 군인을 공격한 것은 유엔 안보리결의안 1701항을 위반한 것이 아니다”라며 “이스라엘이 먼저 레바논 국경 지대에서 긴장감을 조성했다”고 비판했다.

셰바 지역은 레바논과 시리아, 이스라엘 등 3개국이 접경을 맞대고 있어 항상 군사적 충돌 위험이 존재한다.

앞서 헤즈볼라는 지난 18일 이스라엘 헬기가 시리아 남부 골란고원 쿠네이트라 지역에 미사일을 발사해 소속 대원 6명이 사망하자 보복을 시사했다.

당시 이스라엘 공격으로 사망한 이들 중에는 지난 2008년 암살된 헤즈볼라 사령관 이마드 무그니예의 아들 지하드 무그니예(20)와 시리아 내에서 작전을 펼치는 헤즈볼라 고위 간부인 무함마드 이사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