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리츠 제도 빠르면 상반기 재가동...부동산 직접금융시대 도래하나
2015-01-26 13:37
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중국 정부가 부동산투자신탁(리츠·REITs)제도 재도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리츠는 소액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이나 이와 관련된 대출에 투자한 뒤 그 수익을 배당하는 부동산 증권화 상품의 일종이다. 이를 통해 부동산 시장 침체 속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투자자들을 돕고, 직접금융을 활성화시켜 부동산 경기를 살리겠다는 목적이다.
중국 경제참고보(經濟參考報)는 소식통을 인용, 지난 7년간 잠시 중단됐던 리츠 제도가 이르면 올해 상반기 시범운영을 통해 재추진될 수 있을 것이라고 26일 보도했다.
이어 "부동산에 절반 가량의 자금이 묶여 있는 은행의 경우 부동산 시장 침체에 유동성 리스크 또한 가시화되고 있다"면서 "일단 은행 리스크가 발생하면 그 연쇄반응은 상상을 넘어설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중국 당국에서는 은행대출을 통한 간접금융을 줄이고 주식이나 회사채 등 자본시장을 활용한 직접금융을 확대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중이(朱中壹) 중국 부동산협회 부회장은 "현재 중국 부동산 시장 대출이 과도하게 상업은행, 자산관리기구, 신탁회사 등 외부금융대출 플랫폼에 의존하고 있다"면서 "중국 내 자금조달 경로가 협소하고 자금조달을 위한 법률적 제한 또한 많기 때문"이라고 평했다.
다만, 중국의 부동산 대출의 대부분은 은행에 의존하고 있어 이에 지난 몇 년간 중국 정부는 리츠 제도의 도입에 적극적인 의견을 표해왔다. 하지만 중국의 세입정책, 명의변경 등기제도, 퇴출제도 등 금융시장 안전을 위한 매커니즘이 완벽히 구비돼 있지 않아 본격적 추진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현재 중국 본토에서 자금조달에 곤란을 겪는 기업들은 홍콩이나 싱가포르 시장에서 리츠를 발행하고 있다.
중국 최대부동산업체 완커의 마오다칭(毛大慶) 북경 지사장은 "중국내 리츠 제도는 이미 도입단계에 들어섰으며, 리츠 취급의 전면허가는 향후 3년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네메이성(聶梅生) 전국공상업연합회 부동산상회 회장은 리츠 출시에 있어 직면한 문제는 더 이상 정책적 문제가 아니라면서 시범운영 항목을 결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수 전문가들은 리츠 제도의 도입이 부동산 증권화를 촉진해 부동산 시장에 자금 유동성을 증가시키고 시장의 투명화, 외자 유입의 촉진 효과를 도모할 수 있다고 평가한다. 특히 시중 자금이 리츠를 통해 직접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들기 때문에 은행 등 간접금융의 단점을 보완하고, 결과적으로 중국 금융체계의 문제 해결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면, 일각에서는 중국 증권시장이 아직 성숙단계에 진입하지 않은 상태에서 리츠라는 새로운 개념의 투자상품을 유통하는 것은 관리감독 차원에서 더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한다. 또 시중의 자금유통 경로를 다양화해 A주 증시의 자금이탈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