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도시 90% 집값 1년전 가격까지 떨어져, 2014년 내리막길 마감

2015-01-04 17:13
중국 100대 도시 신규주택 집값 8개월 연속 내림세, 개발업체 카이사 그룹 '디폴트' 선언도
중국 사회과학원 "대도시는 올해 하반기, 중소도시 시장은 내년 하반기에 살아날 것"

중국 신규주택 가격이 지난해 12월에도 8개월 연속 내리막길을 걸었다. 올해도 전반적으로 하락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사진=중국신문사 제공]


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지난해 침체색이 뚜렷했던 중국 집값이 결국 12월에도 하락하며 내리막길로 한 해를 마감했다.

중국 부동산 시장정보업체인 지수연구원이 2015년 새해 첫 날 발표한 지난해 12월 중국 100대도시 신규주택 가격이 직전월 대비 0.44% 하락해 내림세를 이어갔다고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인터넷판인 인민망이 4일 보도했다.

지난해 12월 중국 100대 도시 신규주택 평균 가격은 ㎡당 1만542위안(약 187만원)으로 하락폭이 직전월 대비 0.06%포인트 확대된 0.44%를 기록하며 8개월 연속 내림세를 이어갔다. 

11월대비 집값이 떨어진 곳은 70개로 6개 감소했지만 전년 동기대비 하락세를 보인 곳은 85개로 전월대비 오히려 3곳이 늘어나 시장 우려를 키웠다. 동기대비 하락폭도 2.69%로 집계됐으며 이에 따라 90%에 가까운 중국 도시 집값이 1년 전 수준까지 주저앉았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전년 동기대비 10대 도시 신규주택 가격도 0.61% 하락해 25개월 연속 상승 후 처음으로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시장에서는 올해 역시 중국 부동산 경기가 쉽게 활기를 되찾을 수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지난해 각종 부양책이 출시되면서 1선 도시 거래량이 살아나는 등 회생 조짐은 엿보였지만 소폭 살아난 수요도 결국 '재고소진'에 쓰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

국무원 산하 중국 최대 싱크탱크인 사회과학원도 올해 중국 부동산 시장이 전반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12월 말 중국 사회과학원 재경전략연구원은 '중국 주택발전 보고서'를 발표하고 2015년 중국 주택시장이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하락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1, 2선 대도시의 경우 올 하반기에 시장이 회복되고 3, 4선 중소도시 부동산 시장의 활기는 내년 하반기에나 살아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사회과학원은 중국 중앙 및 지방정부가 부동산 경기 '경착륙' 방지를 위한 각종 부양책을 올해에도 계속 내놓을 것으로 예상했다. 주택구매제한령을 해제하고 주택영업세 및 취득세 등 세율 인하, 주택 재개발 사업 확대, 주택구매 호적제한 완화 등이 실행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와 함께 부동산 개발업체의 미래는 어두울 것으로 판단했다. 사회과학원은 투자수익이 악화되고 재고량 압박 증가에 약 50%이상의 개발업체가 사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를 입증이라도 하듯이 새해 첫날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이자 홍콩 증시에 상장된 카이사그룹(佳兆业集团·KaisaGroup)이 HSBC 은행 대출 5200만 달러(약 574억원)를 상환하지 못해 디폴트(채무불이행)을 선언했다는 소식이 2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을 통해 흘러나왔다.

카이사 그룹 회장이 지난달 말 사임하자 HSBC가 대출금 상환을 요구했으나 자금부족을 이유로 이를 거절한 것. 카이사 측이 공시를 통해 상하이(上海) 소유토지를 팔아 자금을 조달할 것이라 밝혔지만 중국 부동산개발업체의 부채에 대한 시장우려는 더욱 깊어졌다. WSJ는 카이사는 물론 중국 부동산업체가 최근 몇 년간 외채를 끌어쓰며 사업을 무분별하게 확장한 뒤 중국 시장이 침체되면서 채무상환 부담이 급증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