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새해 첫 유동성 공급...MLF 기한연장 및 8.73조원 추가 수혈

2015-01-22 15:16

인민은행. [사진 = 중국신문망]


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중국 당국이 새해부터 경기부양을 위한 자금 수혈에 나섰다. 

중국 경제참고보(經濟慘考報)는 중국 인민은행이 전날 저녁 관영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를 통해 3개월 만기가 끝나는 2695억위안(약 47조710억원) 규모의 '중기유동성 지원창구(MLF)' 기한을 연장하고 500억 위안(약 8조7300억원)을 추가 공급하기로 했다고 22일 보도했다. 이로써 인민은행은 MLF를 통해 총 3195억 위안을 공급한 셈이다. 

이번 MLF 공급 대상은 주주제 상업은행, 도시와 농촌 상업은행이며, 3개월 만기에 이율 3.5%로 기존 MLF와 동일하다. 다만, 공급 시점은 '조만간'으로만 표현,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다.

이같은 조치는 인민은행이 대규모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유동성 지원에 나섰다는 소식이 전해진 지 일주일 만에 나온 것이다. 지난주에는 중국 본토 증시 상장 예정기업 22개사가 한꺼번에 공모주 청약에 나서면서 2조 위안 규모의 유동성이 묶일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다. 여기에 다가오는 춘제(春節·음력설)기간 유동성이 위축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조치로 해석된다.

인민은행은 웨이보를 통해 "가까운 시기에 MLF를 통해 경기부양 효과를 높이고, 동시에 춘제를 앞두고 유동성의 주기적 변동에 대비할 예정"이라면서 "이를 통해 통화시장의 안정적 운영을 촉진할 것"이라고 이번 유동성 공급의 배경을 설명했다. 

지난해 9월 인민은행은 새로운 통화조절 수단인 MLF를 처음으로 가동했다. 인민은행은 9월과 10월 MLF를 통해 각각 5000억 위안, 2695억 위안 규모의 유동성을 공급했다.

MLF는 인민은행이 중기 본원통화 공급에 사용하는 통화정책으로 일부 상업은행과 정책은행을 대상으로 국채, 인민은행 채권, 정책성 금융채권, 신용등급이 높은 신용채권 등을 담보로 발행한다. 인민은행은 지난해 연말 공개한 '2014년 3분기 중국 통화정책 실행보고서'에서 MLF을 시행했음을 최초로 밝혔다. MLF는 3개월 만기 후에도 지속적으로 연장할 수 있는 일종의 중기 대출로 SLF보다 경기 부양 효과가 큰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와 함께 인민은행은 역환매조건부채권(역RP)를 통한 유동성 공급에도 나선다. 

블룸버그 통신은 22일(현지시간) 입찰에 참여한 트레이더들의 말을 인용해, 인민은행이 500억위안 규모 7일물 역RP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역RP는 시중에 풀린 채권을 매입해 유동성을 공급하는 것으로, 춘제 연휴를 앞두고 현금 수요가 늘 것을 예상한 조치로 해석된다.

역RP를 통한 유동성 공급은 1년 만으로 인민은행은 지난해 1월21일 7일물 역RP를 통해 750억위안의 유동성을 공급했으며 1주일 후 1500억위안을 추가 공급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21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개막한 세계경제포럼(WEF) 제45차 연차 총회(다보스 포럼)에 참석 중인 저우샤오촨(周小川) 인민은행장은 이날 "인민은행은 지속적으로 시장 유동성의 안정적 공급에 힘쓰고 있다"면서 "다만, 과도한 유동성 공급을 단행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간 경제성장 둔화에 디플레이션 우려가 지속되면서 중국이 더욱 강력한 추가 통화완화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의견이 속속 제기돼 왔던 만큼, 이번 조치는 더욱 강력한 통화완화정책 시행을 위한 신호탄으로도 해석된다.

궈신증권(國信證券) 중정성(鐘正生) 거시경제 애널리스트는 "중국 당국이 이 같은 통화정책수단을 사용했다는 것은 전면적 지준율이나 기준금리 인하 조치의 실행시기가 더 늦춰졌음을 의미한다"고 진단했다. 

이어 "다만, 올해 기존 통화정책만을 통한 경기부양 효과의 한계점이 지난해보다 더욱 부각될 전망"이라면서 "인민은행 또한 지준율 인하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고, 문제는 그 시행 시점일 뿐이다"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전면적 지준율 인하 시점은 올해 2분기가 될 수 있다"면서 "매년 2분기가 되면 신규외환매입액이 최저수준으로 떨어지면서 국내자금이 전면적 긴장국면으로 들어서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