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강승훈 기자 = '거대 거미집에서 스파이더맨처럼 거미줄을 오르내리고(관악구 난곡어린이공원)', '톰소여로 변신해 요새와 미로에서 숨바꼭질하며 뗏목을 타고 모래바다를 건너는 곳(은평구 구산동마을마당)'

서울시내 낡은 놀이터 29곳이 창의적‧모험적 공간으로 탈바꿈된다. 시는 안전기준 미달이거나(24개소) 안전기준은 충족했지만 노후한(5개소) 놀이터를 철거, 창의적‧모험적 장소로 변화시킨다고 22일 밝혔다.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하는 '창의적 어린이놀이터 만들기 사업'을 곧 착수해 오는 5월 5일 준공을 목표로 추진한다.

안전기준 미달인 놀이터 33개소는 국비(4개소)와 자치구 예산(7개소)을 확보해 정비하거나, 우선 철거(22개소)한 뒤 테마가 있는 곳으로 개선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창의적 어린이놀이터는 7개 자치구 26개소, 총 면적 3만3610㎡에 조성되며 전액 시비를 들인다. 서울시는 자치구 특별교부금 50억2200만원을 교부하고, 각 자치구가 주도해 내달 말부터 순차적으로 공사에 들어간다.

시는 놀이터의 기본 방향을 △창의와 상상 △주민참여와 세대간 소통 △감수성 △안전과 위생 등 4가지로 정했다.

놀이터마다 '정글북의 모글리', '톰소여의 모험', '거꾸로 된 숲' 등 특정테마 안에서 아이들의 모험심과 감수성을 키울 수 있도록 모래놀이터, 미로놀이, 그물 등을 활용한 놀이시설 등으로 꾸며진다.

민간단체에서 사업비 전액을 투입해 공원 조성을 주도하고 자치구와 지역주민이 함께 참여하는 '민‧관협력형' 어린이놀이터도 3개소가 선보인다.

세이브더칠드런(Save the Children)은 전체 비용을 담당해 중랑구 주택밀집지역 내 어린이공원 2개소(상봉공원·세화공원)도 만들어진다. 나머지 1곳은 한국공원시설업협동조합에서 2억원을 들이게 되며, 현재 대상지 선정 중이다.

서울시는 시민과 어린이 단체 등의 의견을 반영, 어린이 놀이문화 확산을 위한 '좋은 어린이놀이터 10계명(안)'을 제정해 올해 어린이날에 발표할 예정이다.

오는 26일까지 철거 예정인 나머지 공원 내 어린이놀이터 22개소는 새로운 시설이 생기기 전에는 놀이우선구역으로 선정, '찾아가는 어린이놀이터'를 운영한다.

'찾아가는 어린이놀이터'는 놀이시설이 사라진 공간에서 안전담당과 놀이도우미 역할을 동시에 하는 전통놀이, 줄넘기, 고무줄놀이 등 각종 놀이를 함께 해보는 프로그램이다.

오해영 서울시 푸른도시국장은 "이번 사업을 통해 설계부터 조성, 관리‧운영에 이르는 전 과정에 어린이, 시민, 지역단체, 사회적 기업 등이 참여토록 할 것"이라며 "이용주체인 시민이 만들고 돌보는 체계적인 공원 시스템을 만들어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