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 일시반출품에 대한 통관증서 활용가이드 발간
2015-01-21 09:52
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사례1> 서울 소재 보석소매업체 A사는 3년 전 중국시장 진출을 결심하고 ‘북경 보석전시회’에 참가하기로 했다가 통관과정에서 뜻밖의 난관을 만났다. 중국세관에서 물품가격의 50%에 달하는 담보금을 현금으로 요구한 것. 가까스로 현금을 마련해 무사히 전시회를 마쳤지만 그 때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이후에도 몇 차례 현금담보금과 통관지연의 문제를 겪은 뒤 대한상의에서 발급하는 ‘까르네’를 알게 됐다. 중국세관에서 까르네와 전시회 초청장을 보여주니 별도의 현금담보금 없이 즉시 통관이 가능해졌고, 2년 이상 전시회 참가를 통해 중국의 귀금속 바이어들과 친분이 생겨 작년에는 10억 원 규모의 주문을 받아내는 성과도 이뤘다.
‘ATA까르네’(이하 까르네)가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일시적 해외반출품에 대한 통관증서 역할을 하는 까르네가 까다로운 세관절차는 물론 관세 부담도 덜어주기 때문이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박용만)는 지난 15일 ‘까르네 활용가이드’를 발간하고 “해외 주요국 세관의 프리패스(Free Pass) 기능을 하는 까르네를 잘 활용하면 기업의 해외비즈니스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까르네’는 한국, 미국, 중국, EU, 일본 등 ATA협약을 맺은 74개국 간 이동하는 일시 수출입 물품에 대한 무관세 임시통관증서로 ‘상품 여권’으로도 불린다.
특히 ATA협약국 세관이 유효성을 인정하고 협약국 상공회의소가 일체의 관부가세를 보증하기 때문에 까르네를 이용하면 일체의 관부가세가 면제되는 것은 물론 통관서식 작성과 현금담보 제공을 하지 않아도 된다.
대한상의는 “현재 많은 기업들이 까르네를 알지 못해 상대국 세관으로부터 거액의 현금담보금을 요구받거나 언어문제·거부반응 등 통관지연의 불편을 겪고 있다”며 “특히 해외바이어에게 시제품을 보내거나 전시물품을 갖고 나가는 경우 통관지연은 사업상의 불이익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까르네 발급이 해외비즈니스의 문턱에서 ‘겪지 않아도 될 불편’을 해소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책자에 따르면, 까르네 발급 대상은 현지에서 소비되는 물품을 제외한 대다수 물품에 적용되지만 국내의 경우 주로 해외 전시회 참가 물품과 방송촬영 장비 중심으로 발급되고 있다. 반면 유럽과 미국에서는 거래상품 샘플, 기계·장비 테스트, 스포츠 행사 참가, 뮤지컬 등 각종 공연 장비, 해외출장 물품 등 대다수 거래에 널리 활용되고 있다.
까르네 발급 건수도 한국은 2013년 기준 2013건으로 같은 기간 국내로 일시 수입된 까르네(4011건)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74개 협약국 중에서도 크로아티아나 세르비아보다 뒤쳐진 19위로 무역·경제규모에 비해 까르네 활용 빈도가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의는 “전시회 참가업체나 방송사 뿐 아니라 상품 수출을 타진하는 중소기업은 까르네 발급의 효용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발간된 책자에는 까르네 발급신청절차와 사용방법, 주요국 통관 시 유의사항 등을 자세히 수록하고 있으며, 대한상의 무역인증서비스센터 홈페이지에서 무료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국내에서 까르네 발급을 받을 수 있는 곳은 서울·부산·대구·안양상공회의소 등 4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