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후폭풍'에 위안화 환율 리스크 급증, 페그제 폐지 다음타자 중국?

2015-01-20 11:26
스위스 중앙은행 유로화 최저환율제 폐지, 달러화 강세 및 위안화 가치급락 초래 우려
달러화 제외 기타통화에 대해서는 달러 페그제 영향으로 위안화 강세, 디플레 우려 확산

[사진 = 중국신문망 제공]


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지난주 스위스 중앙은행이 유로화 페그제인, 최저환율제(1유로=1.2스위스프랑)를 전격 포기하면서 그 후폭풍이 중국 위안화까지 미치고 있다.

중국 텐센트재경(騰訊財經)과 제일재경일보(第一財經一報) 등 경제전문매체는 20일 스위스가 유로화와 3년만에 이별을 고한 것이 중국 무역업체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지만 위안화 환율리스크를 급증시킬 가능성이 크다며 우려를 드러냈다.

스위스 중앙은행은 지난주 유로화 가치 급락에 따른 스위스 통화의 급격한 절상을 방어하기 위한 고육책으로 페그제 폐지를 선언했다. 중앙은행은 "유럽 경기 악화에 따른 유로화 가치하락, 스위스프랑화 절상을 유로화 매입을 통해 간신히 통제해 왔지만 여전히 유럽 경기 전망이 비관적이고 곧 유럽중앙은행(ECB)이 양적완화에 나설 것으로 예상돼 최저환율제를 포기했다"고 설명했다.

스위스의 최저환율제를 포기가 중국 무역업체에 미치지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중국의 스위스 수출 비중이 전체의 0.1%에 불과한 것이 그 이유다.  

문제는 스위스 페그제 포기가 달러화 강세를 조장할 수 있다는데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스위스가 사실상 통화완화 기조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스위스 중앙은행은 15일 은행간 자금거래 금리인 리보(LIBOR) 금리 범위를 기존의 -0.75~0.25%에서 -1.25~-0.25%로 하향조정했다.

스위스 당국의 통화완화는 결국 달러화 강세에 힘을 실어주고 결국 달러화 대비 위안화 가치 급락 지속을 유발할 수 있다. 위안화 가치 하락은 중국 수출기업에게는 호재일 수 있으나 중국의 미국 국채보유량 감소, 기업의 외채 부담 급증 등의 부작용도 커 경기 하방 리스크를 키울 수 있다.

중국은 미국 최대 채권국이며 지난해 중국 위안화의 달러화 대비 가치 하락폭은 2.8%에 달했다.

달러화 대비 위안화 가치는 하락했지만 페그제의 영향으로 기타 통화에 대해서는 위안화가 달러화를 따라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중국에게는 불리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2005년 중국이 달러페그제 폐지를 선언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달러화 대비 위안화 환율 하루 변동폭을 고시환율의 ±2%로 제한하고 있다. 사실상 달러페그제가 적용되고 있다는 의미다.

위안화 강세는 중국 수출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킴은 물론 중국에 수입되는 제품 가격 하락을 초래해 디플레이션 우려를 고조시킬 수 있다. 지난해 마지막 3개월간 중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1%대를 보이면서 중국 디플레 우려는 이미 상당히 증폭된 상태다.

특히 유럽은 중국에게 중요한 수출시장으로 위안화 강세가 중국 성장률 둔화를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중국은 16년래 처음으로 성장률 목표 달성에 실패할 전망이며 올해 성장률 목표치도 7% 안팎까지 하향조정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경제전문사이트 마켓워치는 "스위스 다음으로 페그제 포기에 나설 선수는 중국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추측을 제기하기도 했다. 중국 장강상보(長江商報) 등 일부 언론도 "중국 인민은행은 스위스 중앙은행의 지혜를 배워야 한다"는 제목의 사설 등을 통해 최저환율제 폐지 지지의사를 내비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