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업 외채 급증 시대 진입? 中 기업 디폴트 리스크 커지나

2015-01-06 14:44
중국 2014년 외채 규모 1조 달러 돌파, 세계 7위 신흥국 1위 수준
중국 경기는 둔화되는데...중국 기업 외채, 국내 대출 등 채무부담 급증

[사진=중국신문사 제공]


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성장률 둔화, 디플레이션 등에 대한 우려가 확산된 상황에서 중국 기업의 외채규모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제일재경일보(第一財經日報)는 국제결제은행(BIS)의 통계를 인용해 중국 기업이 달러빚, 즉 외채 급증시기에 들어섰다고 5일 보도했다. BIS에 따르면 지난해 6월 기준 중국의 해외 은행에 대한 외채규모는 1조1000억 달러(약 1210조원)를 넘어섰다. 이는 전 세계 7위 수준이자 신흥국 중에서는 최고치로 중국 경기 둔화와 함께 기업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대한 우려가 증폭됐다.

이는 중국 성장률 둔화, 부동산 시장 침체 등의 영향으로 자금 유동성이 경색되자 자금조달을 위해 해외로 눈을 돌리는 기업이 늘어난 때문이라고 신문은 분석했다. 또한 지난 몇 년간의 고성장세에 힘입어 각 기업이 사업확장을 위해 막대한 자금을 해외에서 끌어쓴 것도 원인으로 지적됐다.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달러화 채권의 금리가 크게 낮아진 것도 매력으로 작용했다.

이같은 원인으로 증가한 외채는 규모도 문제지만 현재 중국 기업의 채무상환 능력이 현저히 떨어졌다는 점에서 중국 경제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외채 등 빚을 내 사업을 확장했지만 중국 국내 경기가 악화되면서 기업의 재정상황에 비상등이 켜진 것. 달러당 위안화 환율이 잇따라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위안화 가치가 급락한 것도 기업의 채무 부담을 더욱 키우는 형국이다. 지난해 달러당 위안화 가치는 무려 2.7% 급락했다.

외채 외 기타 부채도 늘어나는 추세다. 로이터 통신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기업의 국내 은행 신디케이트론(다수은행으로 구성된 차관단이 제공하는 중장기 대출) 규모는 역대 최고 수준인 약 1413억 달러(약 155조5000억원)로 2013년 대비 무려 20%나 증가했다. 2014년 한 해 동안 중국 국내에 신규 발행된 회사채 규모도 1010억 달러를 웃돌았다. 이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일본 다음으로 높은 수준이다.

이처럼 중국 기업의 타인자본 의존도 즉, 레버리지 비율이 높아지면서 기업 디폴트에 대한 시장 우려도 증폭됐다.  

특히 침체색이 가장 짙은 부동산 시장에 디폴트 공포가 확산되는 모양새다. 새해 벽두부터 선전(深圳)에 위치한 부동산개발업체 자자오예 그룹(佳兆業集團·카이사그룹 01638.HK)이 HSBC로 부터 빌린 4억 홍콩 달러(약 573억원)를 상환하지 못했다는 소식이 나왔기 때문. 중국부동산정보그룹(CRIC)에 따르면 2014년 3분기 기준, 중국 A주 139개 부동산 상장사의 부채율은 전년 동기대비 24%포인트 늘어난 101%로 집계됐다.

중국 기업의 외채 등 채무부담 증가와 함께 미국 등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파장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10월 말까지 미국 양적완화(QE) 등으로 풀린 자금 중 2억 달러가 신흥시장에, 그 중 절반 이상이 중국에 흘러들어간 상황이다. 결국 중국 기업의 채무 상환능력 저하와 부채증가는 채권자인 미국에도 악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는 것.

스위스 UBS 은행은 "중국 정보의 통제를 벗어난 신탁계정 등 그림자 금융을 통해 부실기업 뿐 아니라 지방정부에도 자금이 흘러들어가 리스크가 크다"고 경고했다. 중국 지방정부는 이미 막대한 부채를 껴안고 있는 상황으로 중국 경제의 '뇌관'으로 불리며 그림자 금융과 함께 중국 경제의 대표 불안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