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민조합 항공사 '하늘버스' 도민피해 우려…수익성↓, 안전성 보장 못해!

2015-01-16 15:06
17일 ‘제주하늘버스협동조합' 창립총회 열려
항공기 취항 1년 흑자 기대는 '장밋빛'…적자 예상


▲국내 LCC 제주항공은 5년 후인 지난 2010년 하반기부터 겨우 흑자로 돌아섰고, 이스타항공 역시 흑자로 돌아섰지만 리스료, 정비비용 등 막대한 자금이 투자되고 있는 현실이다.[사진=아주경제DB, 이스타항공 홈페이지]

아주경제 진순현 기자=제주도민조합으로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를 만들어 제주하늘길을 열겠다고 지난해 5월부터 시작된 ‘제주하늘버스협동조합(이하 하늘버스조합)’이 수익성, 안전성 등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국내 최초의 실험인 하늘버스조합이 자칫 실패로 돌아갈 때 결국 피해를 보는 쪽은 들러리가 된 제주도민이기에 좀 저 심도있게 접근해야 한다는 주장이 일고 있다.

문제는 수익성이다.

하늘버스조합은 제주~김포노선이 전세계 항공운송계 1위 노선인 점을 내세워 올해 화물기 1대(32t), 내년 여객기 2대(정원 180석) 등 모두 3대를 들여와 화물기는 제주∼인천 노선에 1일 2회 운항하고, 여객기는 제주∼김포 노선에 1일 10회 왕복 운항할 계획이다.

여객기인 경우에는 조합원을 상대로 항공요금은 성수기 및 비수기 구분 없이 유류할증료, 공항이용료 포함 편도 4만원, 비조합원은 기존 제주∼김포 노선 항공료의 80% 수준으로 책정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자본금 목표는 조합원 100억원(개인 출자금 1인당 10만원 이상)을 포함해 최소 비용 200억원으로 LCC 항공사 만들어 시작하기로 했다. 다만 우려되는 점으로 조합원들이 계속 투자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아울러 하늘버스조합은 이에 대한 성과로 매출 추정액으로 약 570억~620억을 추정하고 항공기 취항 1년내 흑자를 기대, 1년 후부터는 연 50억원의 잉여금을 만들어 낸다는 계획이다. 

16일 항공업계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하늘버스조합의 예측한 수익구조가 사실과 전혀 다르다고 주장했다.

한 관계자는 “수익성을 보장하려면 최소 비용 약 1000억 정도는 준비가 돼야 한다” 며 “이 수익구조라면 해마다 적자가 불을 보듯 뻔하다”고 일침을 가했다.

한 예로 제주항공인 경우 설립 초기 2006년부터 2010년까지 적자에 시달렸다. 5년 후 2010년 하반기가 돼서야 흑자로 전환되고 있다. 여기에는 항공기 모두 17대(1대당 좌석수 189석)에 편도 1만9000원~8만원 사이, 즉 하루 편도 평균 5만6000원 기준, 왕복 10회, 탑승률 80%가 뒷받침되고 있다. 제주항공의 현재 총자본금은 1100여억원에 이른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항공사 운영의 가장 문제가 기름값” 이라며 “최근 국제유가 시세로 계속 유지가 되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은 게 현실이다. 기름값이 널뛰기를 하면 계속해 리스크가 발생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예전 기름값이 상승할 때 비행기에 물건을 다 빼고 운항한 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결국 이럴 경우 제주도민을 위한 화물운송권 보장도 기대할 수 없다.

비용추정액 축소 의혹

제주하늘버스조합의 약 550억 정도의 비용추정액이 추상적이며 축소됐다는 지적이다.

고정비용으로 항공기(10년 미만) 리스비용 한달 1대당 약 4~5억원, 총 3대 연 144억~180억에 이른다.

항공사 유가는 지정된 싱가폴 유가의 영향을 받는다. 매출액 기준 대형항공사인 아시아나, 대한항공은 34%, LCC업계는 38%에 미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늘버스조합이 추정한 총매출액 약 570억~620억 기준을 봤을때 국내LCC와 똑같이 38%인 경우 216~236억에 달한다. 여기에 추가로 보험료, 지상조업비, 정비료, 인건비 등을 추산해 봤을 때 최소 연 1000억원이 소요된다는 주장이다.

결국 하늘버스조합이 최소 비용으로 밝힌 200억원은 금방 없어진다고 것.

인건비 중 조종사 인건비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최근 국내보다 2~3배 높은 연봉을 더주며 처우개선이 좋은 중국 등지로 조종사 인력이 빠지다보니 고액 연봉과 함께 항공사마다 조종사 모셔오기에 혈안이 된 실정이라고 항공업계가 고충을 토로했다. 

반면 하늘버스조합이 “퇴역한 조종사를 쓴다면 저렴하게 운영될 수 있다”고 제기한 것과 관련해서는 “저렴한 조종사는 없다. 임금 다 똑같이 받는다. 그런 사고 방식은 버려야 한다”고 하늘버스조합을 겨냥 항공업계 관계자들이 질타했다.

이렇듯 현실은 막막하다. 지난해 5월 제주하늘버스조합 공청회 당시 패럴을 상대로 수익성 등을 검토한 적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단지 취지만 맞다고 본다”고 에둘러 답변했을 정도다. 지금의 하늘버스조합의 움직임에 제동이 요구된다.

안전성에 적색경보가 예상된다.

지난해 5월 공청회에서 전 항공사 정비업계 관계자는 “현재까지 국내 저가항공사가 단 한번도 대형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사고만 부각시켰지 정비에 따른 비용 및 안전사고 등 근본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항공업계 복수의 관계자들은 “특히 정비에 어마어마한 돈이 든다”고 강조했다.

한 관계자는 “리스 기종 10년 미만인 경우 신형모델과 달리 정비의 필요성이 절실하며 특히 비용면에서 안전에 대한 위험요소가 항상 존재하고 있다. 그게 국내 LCC업계 현실”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유로 부품 한 개당 약 몇 백만원에서 약 몇 천만원에 이르는 부품을 비치못하는 현실을 꼬집었다. 그러다보니 부품 수명을 길게 잡게되고, 항공기를 세우고 부품이 올때까지 기다려야 하기에 상황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실제로 그런 사례가 있었음을 상기시켰다.

그는 “결국 이같은 사례들은 고스란히 항공기 안전 결함과 탑승객 불편요소로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다”고 덧붙였다.

제주공항 항공수요가 2018년에는 포화상태에 이르고 2030년께는 4424만명에 육박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신공항 기존공항 확충이 거론되고 있지만 지금도 저가 항공기 등 뿐만 아니라 대형 항공사까지 항공기 연결 관계 등으로 지연 등이 속출되고 있는 실정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들은 “하늘버스조합의 내세운 ‘제주도민에 의한, 제주도민을 위한, 제주도민의 항공사’를 만들겠다는 장밋빛 슬로건이 더욱 더 우려스럽다” 면서 “지금은 지역 주민들이 협동조합을 설립해 항공기를 운항하는 국내 최초의 실험의 성공을 얘기할때가 아니다. 좀 저 심사숙고가 필요하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한편 화물운송사업자와 제주 주민들이 조합원으로 참여하는 ‘제주하늘버스협동조합’이 내일 창립총회를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