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광주 90분 시대… 호남고속철도 3월 개통 예정
2015-01-15 11:00
아주경제 노경조 기자= "호남고속철도가 전국을 반나절 생활권으로 묶고, 광주송정역사 등 주변 역세권 개발을 가속화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기존 경부고속철, KTX보다 속도와 수송능력, 객실 편의성 등에서 모두 앞섭니다."(강영일 한국철도시설공단 이사장)
오는 3월 개통 예정인 호남고속철도가 영업시운전을 앞두고 지난 14일 언론 시승행사에 모습을 드러냈다. 나쁜 기운을 물리친다는 팥죽색이 고안된 호남고속철(가칭)도 날렵한 외관을 뽐냈다.
이 열차는 오전 10시 분기역인 오송역에서 출발해 50분 만에 광주송정역에 안착했다. 개통 후 서울 용산에서는 1시간 33분이 소요돼 운행시간이 무려 66분 단축될 전망이다.
특히 일반실 기준으로 KTX산천은 앞 좌석과의 거리가 143㎜인데 반해 호남고속철은 200㎜로 57㎜ 늘어나 공간에 여유가 생겼다. 항공기처럼 테이블을 위로 올린 덕분이다. 앞 좌석에 무릎이 닿는 불편함이 줄고, 다리를 뻗기도 수월해졌다.
보다 세심한 설계는 시속 300㎞의 속도에도 불구하고 안정감이 느껴지도록 했다. 좌석 수는 KTX산천(363석)보다 47석 많은 400석으로 수송능력도 13% 향상시켰다.
호남고속철은 콘크리트 궤도를 따라 움직이게 된다. 이 궤도는 자갈궤도보다 유지보수비가 저렴하고 단단한 것이 특징이다. 양방향 열차 간 중심 간격(4.80m)도 경부고속철도보다 20㎝ 줄어 좁은 터널을 통과하는 데 무리가 없다.
운전 시 소음도 지형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KTX산천보다 평균 1데시벨가량 낮다. 철도 자체에는 지진계측설비 등 9종의 시설물 안전설비가 도입됐고, 시공 자재는 원천기술 확보 등을 이유로 대부분 국산화했다.
철도공단 측은 공사 중 가장 어려웠던 점으로 노령터널 관통 작업을 꼽았다. 노령산맥 지반이 약한 데다 화산재가 압축된 응화함이 분포돼 있어 보강작업 등이 어려웠다는 것이다. 반면 주민, 시민단체의 도움으로 환경위원회를 구성해 분쟁을 사전에 방지했고, 2017년까지 모니터링을 실시할 계획이라는 설명이다.
한편 도착한 광주송정역사는 공정률 94.8%로 오는 5월 30일 준공을 앞두고 본역사와 승강장, 연결통로 등에 패널, 유리 등의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었다. 오는 27일 국토교통부의 준공 전 사용허가 승인을 받아 영업이전을 완료할 계획이다.
정차역 가운데 공주역사도 마감 공사를 마치고 오는 3월 영업이전할 예정이다. 익산·정읍역사는 각각 지난해 11월과 지난 13일에 영업이전을 완료했다.
관건은 운임요금이 될 전망이다. 현재 용산~광주송정 구간 요금은 KTX산천 기준 3만 8600원이다. 같은 구간의 항공기 운항요금은 7만 8000원이다. 투자비용 회수와 철도 기준 소요시간이 1시간가량 단축되는 점 등을 고려해 코레일에서 얼마로 책정할지 관심이 쏠린다.
강영일 이사장은 "운임요금을 비롯해 대전지역 수요를 끌어들이는 방법 등은 국토부와 코레일이 종합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안다"며 "명칭이 정해지기 전까지 호남고속철로 불릴 이 열차를 통해 안전과 편리함을 두루 갖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1987년 노태우 전 대통령의 선거 공약에서 비롯된 호남고속철도 오송~광주송정(182.3㎞) 구간 공사는 8년 동안 총 8조 3500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됐다. 사용개시승인 이후 정확한 개통 날짜가 정해지게 되며, 목포까지는 2017년 개통을 목표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