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커피업체 대표 임금체불·사기로 실형
2015-01-15 07:36
아주경제 박성준 기자 = 직원들의 임금과 퇴직금을 주지 않고 거액의 사업자금을 빌린 뒤 갚지 않은 혐의(근로기준법위반·사기)로 기소된 대형 프랜차이즈 커피업체 대표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5단독 한성수 판사는 대형 프랜차이즈 커피업체 H사의 대표 오모(41)씨에 대해 징역 3년을 선고했다고 15일 밝혔다.
한 판사는 "이 사건 피해금액이 16억원에 육박하며, 아직 피해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피해자가 적지 않은 점에 비춰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어 "다만, 피고인이 잘못을 깊이 반성하고 있고, 공탁 등을 통해 상당수 피해자들의 피해를 줄여주려 노력하고 있으며, 자신이 운영하던 회사를 회생시키기 위해 법정관리를 신청한 점 등을 참작했다"고 덧붙였다.
오씨는 2009년 9월부터 강남구 신사동에 본사를 두고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 사업을 시작해 명동점 등 서울과 경기지역의 주요 상권에 점포를 늘렸다. 한때는 직영점 7곳을 비롯해 가맹점 40여곳을 합쳐 점포가 50여개에 달했다. 또 서울 삼성동과 청담동에 큰 레스토랑 두 곳을 열어 운영하기도 했다.
하지만 도심에 우후죽순으로 늘어나는 대형 커피전문점들 사이에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수익이 점차 악화돼 사업을 시작한 지 4년여 만에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2012년부터 이 회사의 채무는 이미 30억원이 넘었고 오씨는 2011년 7월부터 직원 25명에게 총 1억2000만여원의 임금·퇴직금을 주지도 못했다.
급기야 오씨는 사업 투자금 명목으로 돈을 빌리기 시작해 "지하철역에서 커피 매장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려고 하는데 사업자금이 모자라다. 북카페 사업을 하려고 한다"며 5명에게 총 10억여원을 빌린 뒤 갚지 않았다. 또한 거래처에 물품·운송료 대금도 주지 않아 사기 혐의로 기소됐다.
오씨는 회사의 빚이 수십억원에 달하는데도 사람들에게 "사업자금을 빌려주면 높은 이자를 지급하겠다. 이 사업으로 큰 수익을 낼 수 있다"는 등의 말로 성공을 장담해 피해자들을 속인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