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시장’ 윤제균 감독 “정치적 논란? 예상 못 했던 이유는…”
2015-01-12 17:32
아주경제 최서윤 기자 = 1950년대 한국전쟁부터 산업화를 거쳐 현재까지 격변의 한국 사회를 배경으로 한 영화 ‘국제시장’의 윤제균(46) 감독이 “‘국제시장’으로 인한 정치적 논란을 예상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윤제균 감독은 지난 11일 방송된 MBC ‘뉴스데스크’에서 “영화를 둘러싼 이념논쟁을 예상했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윤 감독은 “젊은 세대들이 이 영화를 보고 ‘우리(기성세대)가 이만큼 고생했으니 너희는 복 받은 줄 알라’는 메시지로 받아들일 수도 있을 것 같았다”며 “세대 간 논란은 있을 수도 있겠다 싶었지만, 정치적 논란은 생각 못 했다”고 했다. 이어 “논란을 피하려고 시나리오 단계부터 정치적인 부분을 일부러 다 뺐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방송인 겸 영화평론가 허지웅은 구랍 25일 한겨레 신문 대담을 통해 “‘국제시장’을 보면 아예 대놓고 ‘이 고생을 후손이 아니고 우리가 해서 다행이다’라는 식이다. 토가 나온다. 정신 승리하는 사회라는 게”라고 피력했다. 이 발언을 종합편성채널 TV조선 시사교양프로그램 '정치옥타곤'에서 부각하며 이념논쟁에 불씨를 지폈다.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지난 27일 자신의 트위터에 “도대체 영화를 어떻게 만들었길래…. 극우, 종편, ‘일베’가 XXX를 하는 건지. 하여튼 우익 성감대를 자극하는 뭔가가 있긴 있나 봅니다”라는 내용의 글을 썼다.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는 지난 29일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통해 “(‘국제시장’은) 대한민국의 역사가 어떤 드라마보다 더욱 드라마틱한 지를 잘 보여주는 생생한 보고서”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박근혜 대통령도 공개석상에서 ‘국제시장’을 언급했다. 지난달 29일 ‘핵심 국정과제 점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최근 돌풍을 일으키는 영화를 보니, 부부싸움을 하다가도 애국가가 퍼지니까 경례를 하더라. 그렇게 해야 ‘나라’라는 소중한 공동체가 어떤 역경 속에서도 발전해나갈 수 있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반문했다.
평론가와 정치권을 떠나 ‘국제시장’은 실제로 호불호가 갈리고 있다. 이렇게 영화를 본 관객들의 반응이 엇갈리는 이유는 해석의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제작자이자 연출자인 윤제균은 감독 입장에서 “이념적인 영화가 아니다”라고 해명했지만, 어디까지나 해석은 받아들이는 관객의 몫일 것이다.
한편, 윤제균 감독은 시나리오 공모전을 통해 ‘신혼여행’으로 영화계에 데뷔했으며 2010년 영화 ‘해운대’로 백상예술대상 영화 대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