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 적용 안되는 비급여 진료비 증가… "병원, 고가 진료 부추기는 탓"
2015-01-12 07:30
12일 주요 손해보험사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실손의료보험 청구를 위해 이들 손보사에 제출된 병원 치료비를 분석한 결과, 전체 치료비에서 비급여 진료비가 차지하는 평균 비중이 2011년 기준 60.3%로 집계됐다. 이는 급여 진료비(39.7%)보다 1.5배 웃도는 수준이다.
특히 비급여 진료비는 매년 늘어나며 지난해 10월 기준 비중이 65.8%까지 확대됐다. 급여 진료비(34.2%)의 2배에 달하는 수치다. 즉, 병원 치료비 10만원 가운데 3만 4000원만 건강보험이 적용되고, 6만 6000원은 적용이 안 되는 셈이다.
업계 1위인 삼성화재의 경우 지난해(1∼10월)에 청구된 비급여 진료비 비중은 70.4%로 급여 진료비(29.6%)보다 2배 이상 많았다. 현대해상도 비급여 진료비의 비중이 68.5%로 급여 진료비(31.5%)의 두 배를 넘었다. 동부화재(61.2%), LIG손보(60.9%) 등도 작년 10월 기준 비급여 진료비 비중이 60%를 넘었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손보사의 실손보험 가입자는 작년 말 기준 2500만명에 달하는 등 매년 증가하고 있다. 이들 4개 손보사의 시장 점유율은 70~80%에 달한다.
이들 손보사가 지급한 실손의료 보험금은 2011년 1조 3000억원에서 지난해에는 10월까지만 2조 3000억원으로 1조원 증가했다.
비급여 진료비 증가는 건강보험 적용 진료 항목이 늘어나는 것과는 방향이 다른 현상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진료행위 중 건강보험의 급여 항목은 2012년 765개에서 지난해에는 793개로 28개(3.6%) 증가했다.
이에 매년 급여 항목이 늘어나는데도 비급여 진료비 비중이 증가한 것은 병원의 고가 비급여 진료 및 과잉 치료가 주된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급여 진료비는 건강보험공단의 심사를 받지만 비급여 진료는 심사를 받지 않기 때문에 병원이 수익을 위해 환자에게 고가 및 반복 진료를 유도한다는 설명이다.
안진걸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병원은 환자보다 수익을 중심으로 생각하다 보니 비급여·고가 치료를 권고해 비급여 진료가 늘어난다"며 "비급여 치료는 100% 병원 수익으로 되기 때문에 과잉진료, 수익형 진료의 오남용이 심각하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급여보다 비싼 고가의 비급여 진료비가 증가하면 할수록 그 부담은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전가된다는 점이다.
강태언 의료소비자연대 사무총장은 "비급여 진료비는 급여 진료비와 달리 전혀 통제가 되지 않아서 병원이 알아서 받는다"며 "비급여 진료비가 증가하면 병원을 이용하는 환자나 소비자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