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심작 코넥스 시들… 금융위 대통령 업무보고에 '예탁금 완화' 담을까
2015-01-08 17:02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중소신생기업 증시인 코넥스가 창조경제 요람으로 야심차게 출범했으나,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거래 탓에 취지가 무색해지고 있다. 가장 큰 걸림돌인 수억원대 예탁금 하향조정을 비롯해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대통령 업무보고를 앞둔 금융위원회에 쏟아지는 이유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는 오는 13일부터 2주 동안 열리는 신년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코넥스 지원 방안을 포함한 모험자본육성책을 내놓을 예정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코넥스 상장사로부터 그간 예탁금 하향조정이나 관련지수 도입, 세제 지원에 대한 요구를 받아왔다"며 "정부에서도 지나칠 수 없는 요구라고 보고,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코넥스사가 가장 고쳐주기를 바라는 것은 기준 예탁금이다.
애초 정부는 3억원 이상을 예탁한 투자자만 코넥스 주식을 거래할 수 있도록 했다. 코넥스사가 중소신생기업인 만큼 어느 정도 위험감수능력을 갖춘 투자자로 시장참여를 제한한 것이다.
그러나 기준이 지나치게 과도해 투자를 꺼리게 만든다는 지적이 많았다.
코넥스는 문을 연 지 1년 반이 넘었지만, 최근까지 거래된 종목 수는 22개에 불과하다. 유가증권시장(837개)이나 코스닥(1037개)에 턱없이 못 미치는 실적이다. 전체 상장종목 수도 총 71개로 시가총액이 1조5000억원을 밑돈다.
금융투자업계는 코넥스를 살릴 방안에 대해 예탁금 하향조정뿐이라고 입을 모은다. 구체적으로는 3억원인 기준을 1억원까지만 낮춰도 거래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신제윤 금융위원장 역시 기회가 있을 때마다 모험자본 공급 활성화를 위해 코넥스를 지원하겠다고 강조해왔다. 최근인 2014년 말에도 신제윤 위원장은 코넥스 상장법인 경영자와 간담회를 갖고 비슷한 얘기를 한 적이 있다.
당시 신제윤 위원장은 "코넥스 상장 활성화나 투자수요 기반 확충, 매매제도 효율화를 위해 정책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신제윤 위원장은 "상장 준비과정부터 상장에 이르기까지 회계, 세제, 신용평가, 자금조달 문제를 모두 원점에서 들여다보겠다"고 말했다.
물론 아직까지는 금융위가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는 데 신중하다.
금융위 관계자는 이날 "이번 모험자본 육성책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코넥스"라며 "그러나 확실하게 정해진 사항은 아무것도 없고, 코넥스 활성화를 위해 시장을 전면 재검토한다는 방침만 서 있다"고 말했다.
앞서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코넥스 예탁금을 3억원에서 1억원으로 낮출 경우 개인투자자 참여 확대와 시장 발전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기대할 수 있다는 보고서를 내놓은 바 있다.
보고서를 보면 증권사 예탁금이 현재 3억원 이상인 투자자 수는 약 4만명으로 추산된다. 이에 비해 1억원 이상인 투자자 수는 13만명 이상으로 3배 넘게 많다. 성장성 있는 우량기업만 꾸준히 수혈된다면 훨씬 많은 투자자에게 새 재테크 기회를 줄 수 있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