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성' 잃은 겨울축제…물고기 폐사 하천오염 막아야

2015-01-08 14:37
'얼음낚시' 축제 일색

가평 자라섬씽씽겨울축제 개막.[사진=가평군 제공]


아주경제 임봉재 기자 = "지역만의 개성을 살린 겨울축제는 없고 돈벌이로 전락한것 같아요"

수회째를 맞는 수도권과 강원지역의 겨울축제가 올해도 '얼음낚시'라는 정체성과 지역만의 고유자원을 살리지 못하고 프로그램 대부분을 유사한 형태로 편성, 축제마다 개성을 살릴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8일 경기 가평군에 따르면 다음달 1일까지 자라섬과 가평천 일대에서 '제6회 자라섬씽씽겨울축제'를 열고 있다. 가평지역에서 열리는 겨울축제만 해도 군이 주최하는 씽씽겨울축제를 포함해 무려 5개다. 또 경기 안성·파주, 인천 강화, 강원 평창 등의 지자체도 '송어', '빙어', '산천어'를 소재로 축제를 열거나 열 예정이다. '원조 겨울축제'로 명맥을 유지해오던 강원 인제 빙어축제는 유례없는 가뭄으로 취소됐다.

이들 지자체가 축제의 내실화와 경쟁력 있는 축제문화 조성을 위해 중복 또는 유사 축제의 통폐합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축제 수는 오히려 늘어났다. 특히 전국을 대표하는 겨울축제라는 목표를 내걸었지만 '낚시 축제'란 형태를 수년째 재탕, 스스로 축제의 흥미를 떨어뜨리고 있고, 준비과정도 부실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산천어의 고장'답게 산천어란 아이템 하나로 수만여명의 외국관광객까지 끌어들이며 일약 유명 겨울축제로 자리잡은 강원 화천산천어축제처럼 지역만의 개성이 요구되지만, 대부분의 축제가 겨울축제만의 특별함이 퇴색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도 이들 축제 프로그램 대부분이 얼음낚시 위주로 편성, 식상하다는 평가다. 얼음썰매, 전통놀이 등 몇몇 프로그램을 제외하면 송어낚시, 빙어낚시 등 겨울축제란 특징을 살리지 못한 '지루한' 프로그램이 대부분이다. 여기에 지자체마다 앞다퉈 송어축제를 여는 턱에 송어값이 50년만에 최고치를 기록, 축제장마다 송어 물량이 부족해 관광객들이 울상을 짓는 형편이다. 주차장과 편의시설도 모자란 것도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지난해 축제가 끝난 후 대성리 구운천은 폐사한 송어와 각종 쓰레기가 하천 바닥에 그대로 방치돼 심각한 수질오염원으로 지목 됐다. 행사장에서 발생한 오폐수가 수도권 식수를 위협하고 있기 때문.
지역경제 활성화를 명분으로 개인이 축제 허가를 받아 '돈 벌이만을 위한 도구'로 변질되고 있다는 주민들의 불만도 쏟아지고 있다.군 관계자는 "단체를 가장하는 건 막을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더욱이 매년 체험행사가 부족하다는 지적에 따라 신규 프로그램을 늘렸지만, 이마저도 타 지역축제를 모방하는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인형극, 문화공연, 석채화체험, 전통민속놀이, 닥터피쉬, 4D영화관, 미니열차 등 그나마 다양한 프로그램을 편성했고, 3일동안 20만여명이 찾는 등 방문객 200만명이 예상되는 가평 씽씽겨울축제만이 겨울축제의 체면을 살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