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하락 장기화…디플레 우려 여전

2015-01-08 07:41

아주경제 신희강 기자 = 최근 국제유가 하락으로 저물가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저유가가 지속적으로 이어지면서 올해 물가상승률이 0%대로 내려앉을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정부는 유가 하락이 중장기적으로는 경제성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산업생산은 전월보다 0.1% 늘어나는 데 그쳤다. 전달인 10월의 0.3%보다도 증가세가 둔화됐으며, 지난해 같은 달보다는 오히려 0.5% 감소했다.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3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서고 설비투자는 두자릿수 증가했지만 서비스업(-0.3%), 건설기성(-1.7%), 건설수주(-26.1%) 등은 감소했다.

특히 경기동행지수는 99.8로 기준치인 100을 밑돌아 현 경기상황이 불황 국면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해 경상수지 흑자는 114억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이는 수출이 늘어서가 아니라 국제유가 하락과 내수 부진에 따른 영향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제유가가 배럴당 50달러 밑으로 떨어지면서 물가 하락 압력이 커지자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미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이 전년 동월 대비 0.8%로 0%대로 떨어졌다.

한국 경제도 일본의 경우처럼 불황형 흑자를 기록하다 디플레이션 등 장기 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내수 부진에 따른 저물가 추세가 저유가 기조와 맞물리면서 실제로 글로벌 주요 투자은행은 물론 국내 금융기관들은 한국은행이 지난해 10월 내놓은 소비자물가 상승률 2.4%를 훨씬 밑도는 전망치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반면 정부와 국책연구기관은 저유가가 중장기적으로는 한국 경제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내다봤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7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유가 하락이 큰 호재라는 점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유가하락은 공급요인 때문이어서 수요 측면에 따른 디플레이션과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것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 등 5개 국책연구원도 '유가하락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 분석' 보고서를 발표하고 이 같은 전망을 뒷받침했다.

보고서는 유가가 연간 배럴당 60달러대 초반에 머무르고 세계경제가 완만한 회복세를 지속하면 한국의 경제 성장률은 0.1%포인트 오르고 물가상승률은 0.1%포인트 떨어진다고 예측했다. 경상수지는 52억5000만달러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유가하락이 선진국 및 신흥국 전반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면서 한국 경제의 수출 개선에 기여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선진국의 경우 미국, 유럽, 일본 등 주요국의 성장세가 확대되고 신흥국 역시 생산비 절감, 구매력 상승으로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는 지적이다. 다만 원유 수출 비중이 높은 일부 산유국의 경기는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

한국은 유가 하락에 따른 생산비 감소가 수출가격 하락으로 이어지면 수출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