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접경 동북3성 경제 위험신호

2015-01-05 14:04
관료주의 강하며 지리적인 제약 탓, 경제 급락

 

랴오닝성 선양시 도심지 전경




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북한 접경지역인 중국 동북3성의 경제가 위험신호를 내고 있다. 

랴오닝(遼寧)성, 지린(吉林)성, 헤이룽장(黑龍江)성으로 이뤄진 동북3성은 신중국 성립 이후 중공업의 중심지로 발전해왔지만, 시장경제로의 전환이 더딘데다 지리적인 약점을 극복하지 못한채 경제적으로 파열음을 내고 있다고 영국의 잡지 이코노미스트를 인용해 소후(搜狐)재경이 5일 전했다.

동북3성은 중앙정부의 지원을 바탕으로 2003년부터 2012년까지 쾌속성장기를 구가했었다. 이시기 랴오닝, 지린, 헤이룽장성의 연평균성장률은 12.8%, 13.8%, 11.7%를 기록해 중국 전국의 평균성장률 10.7%를 훌쩍 뛰어넘었다. 하지만 2013년부터 정부투자에 의존하던 성장방식이 한계에 달하면서, 경제는 급속 쇠락해갔다. 동북3성의 지난해 3분기까지의 GDP성장률은 6%에 불과해 전국평균 7.4%에 한참 못미쳤다. 게다가 10월달 동북3성의 공업생산량은 전년대비 0.5% 증가에 그쳤다. 전국평균은 7.7%였다.

2013년 투자의 성장공헌도는 65%에 달했으며, 부동산시장 역시 급락해 지난해 동북3성 경제중심인 선양(瀋陽)시의 부동산거래액은 26% 감소했다. 건설업 불황으로 2013년 동북3성 시멘트생산량인 1억2000만톤의 절반가량이 재고로 축적됐고, 지난해에는 이 지역 103곳의 시멘트공장들이 4개월간 공장가동을 멈춰야 했다. 민생도 악화돼 지난해 11월 헤이룽장성 하얼빈 지역에서는 2만명의 교사들이 지나치게 낮은 처우에 반발해 집단으로 수업거부를 감행하기도 했다.

동북3성의 경제위기 요인으로는 과도한 중앙정부 의존과 지리적 약점이 꼽힌다. 주룽지(朱鎔基) 총리시절 동북3성의 국유기업들이 대거 구조조정됐으며 당시 750만명의 직원들이 실직했다. 이후 중앙정부는 동북진흥정책을 통해 재정지원을 폈고, 경제발전이 이에 의존한채 이뤄졌다. 또한 남으로는 폐쇄국가인 북한과 국경을 마주하고 있고, 북으로는 러시아와 몽고의 낙후지역에 접해있어서 지리적 한계도 있다. 동북3성의 가장 큰 무역상대국인 일본이었지만, 2012년 중일관계가 악화된 이후 일본의 랴오닝에 대한 투자액은 지난해 33.5% 줄어들었다. 일본의 1/3 수준인 우리나라의 투자역시 감소세에 있다. 지역내 급속한 노령화와 인구의 외부유출 역시 경제성장의 걸림돌로 작용했다.

헤이룽장성 사회주의학원 주푸언(祝福恩) 서기는 "과거 동북3성은 계획경제 비중이 높아서, 시장경제로의 전환이 더뎠다"며 "계획경제에 익숙한 정부가 너무도 강한 권한을 쥐고 있어서 시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특히 랴오닝성 서기를 역임해 동북3성에 애정이 있는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지난해 8월에 한 발언은 동북3성의 관료주의를 잘 설명해준다. 그는 당시 "동북지역의 한 건설프로젝트는 8개월동안 133개 분야에서 허가를 받아야 했으며 아직도 허가사항이 12가지가 남았다고 한다"며 "정부가 얼마나 기업들을 규제하고 있는지를 보이는 단적인 예"라고 말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