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토가'의 성공…10년 차 '무한도전'의 생존 비법 [안선영의 엔터생각]
2015-01-05 09:18
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흔히들 예능프로그램을 야생에 비유한다. 웃음 뒤 치열한 경쟁과 아이디어 싸움이 존재하고, 시시각각 변하는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제작진과 출연진이 한마음으로 '전투'에 임한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MBC '무한도전'의 사냥법은 정면돌파다. 위기가 닥칠 때 당황하고 머뭇거리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기회로 만들기 때문이다. 빙빙 에둘러 표현하기보다 잘못한 일에 대해서는 즉각 사과하고 앞으로 더 잘하겠다는 각오를 다진다. 좋은 프로젝트가 나오면 때를 보며 묵히는 것이 아니라 빠른 시일 내 만들어내고, 완성도 역시 높다.
'무한도전'의 타이밍, 그리고 기획력은 '토토가' 특집에서도 빛났다. 지난달 27일에 이어 3일 방송된 '무한도전'에서 MC 이본과 터보(김종국·김정남), 김현정, S.E.S(바다·슈·서현), 쿨(김성수·이재훈·김예원), 조성모, 소찬휘, 이정현, 지누션, 엄정화, 김건모가 모습을 드러내며 화려했던 1990년대를 마주했다.
시청률로 보면 뜨거운 열기를 더욱 실감할 수 있다. 지난해 10% 초반대에 머물러있던 '무한도전'은 '토토가' 1부에서 19.8%(이하 닐슨코리아 기준)를 보였다. 앞선 방송분이 기록한 15.3%보다 무려 4.5%포인트 상승한 수치이자 2014년 가장 높은 시청률이었다. 그리고 4일 방송분은 22.2%를 기록했고, 수도권은 24.9%를 나타냈다.
평소 닐슨코리아보다 시청률이 높게 나오는 또 다른 조사회사 TNmS에서는 4일 수도권 기준 29.6%를 보였다. 가수들이 함께 앙코르곡으로 '트위스트 킹'을 부르는 장면의 순간 최고시청률은 35.9%이었다.
각종 인터넷 게시판에도 1990년대 향수로 가득하다. 너나 할 것 없이 당시의 노래와 추억을 곱씹으며 공감을 얻고 있다.
지난해 11월 노홍철이 음주운전 단속에 적발됐을 당시만 하더라도 '무한도전' 안팎에서는 '위기설'이 돌았다. 예전보다는 재미가 덜하다는 반응도 '무한도전'을 힘들게 했다. 하지만 쓰러질 것만 같던 '무한도전'은 '토토가'로 다시 한 번 일어났다.
'무한도전'이 '운 좋게' 뜨거운 반응을 얻었을까? 꼭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전 세대를 아우르는 기획, '무한도전' 특유의 친화력, 문화를 선도하는 모습이 어우러져 폭발적 관심을 얻었다. 그리고 이런 거침 없는 '무한도전'의 생존법이 앞으로 만들어낼 프로젝트를 기대하게 만드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