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춘 실장, 시무식서 '문건파동' 사실상 유감표명

2015-01-02 16:56

아주경제 주진 기자=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이 2일 신년 시무식 자리를 빌려 이른바 '비선실세' 국정 개입 파문을 낳은 청와대 문건 유출 파동에 대해 사실상 유감을 표명했다.

지난해 11월 28일 첫 언론보도 이후 36일 만이다.

김 실장은 이날 오전 청와대 비서실 시무식에서 "돌이켜보면 우리 나름대로 노력한다고 하지만 여러 가지 불충(不忠)한 일들이 있어서 위로는 대통령님께, 나아가서는 국민과 나라에 많은 걱정을 끼친 일들이 있다"고 말했다고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김 실장은 또 "청와대에서 국가원수를 모시고 근무하는 우리들의 가슴이나 머리 속에 개인의 영달이나 이익을 위해 이 직위를 이용하거나 활용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이곳에서 일한다는 영광이 자기 자신을 위해 있다는 이심(異心), 즉 다른 마음을 품어서는 안 된다" 등의 당부를 했다고 민 대변인이 전했다.
 
김 실장이 언급한 '여러 불충한 일들'은 박 대통령의 국회의원 시절 비서실장을 지낸 정윤회 씨의 국정 개입 의혹 등을 담은 문건 유출 파문 등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됐다.

김 실장은 그러나 정작 자신의 거취에 대해선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이는 박 대통령이 재신임을 했다는 방증이라는 해석을 낳고 있다. 청와대가 이례적으로 김 실장의 발언내용을 공개한 것도 이런 관측에 힘을 싣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