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쯔이·주윤발 등 선남선녀 스타들도 양띠
서태후·위안스카이 양띠에 태어난 탓에 불길하다는 미신도 있어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2015년 을미년은 60년 만에 돌아오는 청양(靑羊)의 해다. 청양은 사회성이 뛰어나고 평화와 행운을 상징하는 양에 진취적이고 복을 기원하는 청색이 더해져 행운의 동물로 꼽힌다 중국 정재계 문화연예계에서도 양띠들의 활약이 기대되고 있다.
우선 양띠 정치인 중 가장 유명한 인사는 리커창(李克强) 총리(1955년 7월생)다. 최근 해외 순방에서 눈부신 외교를 보이고 있는 리 총리는 중국 언론을 통해 ‘슈퍼 세일즈맨’으로 불리고 있다. 리커창 총리는 지난 해 유럽·아시아·아프리카 등 총 13개국을 방문해 에너지·인프라·금융·민생 등 방면에서 최소 1400억 달러의 계약을 따냈다. 리 총리 스스로 자신을 ‘고속철 세일즈맨’이라고 칭할 정도다.
하지만 중국 국무원 총리로서 13억 인구의 살림을 꾸려야 하는 그가 올해 맞닥뜨려야 할 과제는 산더미다. 올 한해 중국 경기둔화 속에서 성장률 7% 달성과 경제 구조조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그가 어떤 묘안을 내놓을 지에 전 세계 시선이 쏠리고 있다.
또 다른 양띠 정치인으로는 중국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책사’라 불리는 왕후닝(王滬寧) 당중앙정책연구실 주임(1955년 10월생)을 꼽을 수 있다. 1995년 당 중앙정책연구실로 스카우트된 뒤 장쩌민(江澤民), 후진타오(胡錦濤)부터 시진핑까지 3명의 전·현직 국가주석을 보좌해왔다. 당 중앙정책연구실은 공산당 최고의 싱크탱크로 당 사상과 정책을 연구하는 곳이다. 시 주석 취임 후 제창해 온 중국의꿈, 신형 대국관계, 신상태(新常態·뉴노멀), 의법치국(依法治國) 등 개념 대부분이 왕후닝의 머릿 속에서 나온 아이디어로 알려져 있다. 그가 중국 공산당 제1브레인으로 불리는 이유다.
중국에서 대표적인 양띠 CEO는 상하이필름그룹 런중룬(任仲倫) 회장이다. 대학교수, 신문사 편집장, 상하이작가협회 회장직을 역임한 그는 2003년부터 10여년째 상하이필름그룹(SFG) 회장직을 맡고 있다. 그가 회장직 맡을 당시인 2003년 상하이필름은 은행빛만 5억 위안에 달해 부채율이 70%에 달할 정도로 수렁에 빠져 있었다. 런 회장이 사령탑을 맡은 지난 10년간 상하이필름은 빠르게 성장해 수입은 3.3배, 순익은 115배 늘었다. 런중룬 회장은 올해 상하이필름을 중국 주식시장에 성공적으로 상장시켜 세계적인 영화그룹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중국 양띠 스타. (왼쪽부터) 천다오밍, 저우룬파, 장쯔이[사진=중국신문사]
이밖에 문화·연예계에도 양띠 스타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 지난 2012년 중국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며 전 세계에 이름을 알린 모옌(莫言 1955년 2월생)이 대표적이다. 모옌이 '훙가오량 가족(紅高粱家族)', '술의나라(酒國)', '개구리(蛙)' 등에 이어 올해엔 어떤 작품으로 새롭게 독자들을 찾아갈 지 기대되고 있다. 때마침 모옌은 지난 1일 중국공산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가 새해를 맞아 기획한 인터뷰에서“중국의 반(反)부패 개혁 수준은 나의 상상력을 초월하고 있다"며 “현재 반부패를 소재로 한 소설도 구상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밖에 지난 해 장이머우(張藝謀) 감독의 신작 ‘5일의 마중’에서 혁명분자로 몰려 감옥에 갇힌 남편 루옌스 역을 애절하게 연기한 명배우 천다오밍(陳道明 1955년 4월), 세계적인 여배우 장쯔이(章子怡 1979년 2월), 홍콩 톱스타 저우룬파(周潤發 1955년 5월)도 양띠 스타다.
중국 역사 속에서 대륙을 호령한 양띠 위인들도 많다. 형과 아우를 죽인 끝에 왕위를 쟁탈에 성공한 당 나라 제2대 황제인 당 태종 이세민(599년생), 청나라 말기 중국의 실권자였던 북양대신 리훙장(李鴻章 1823년생), 중국을 통치했던 청나라 마지막 여황제 서태후(1835년생), 청조의 패망 직후 중화민국 초대 총통직에 올랐던 위안스카이(袁世凱)가 대표적이다.
흥미로운 점은 중국엔 '양띠 해에 태어난 사람은 불길하다'는 미신도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중국 근대화 시기 서태후와 위안스카이 집권에 반발한 반청(反淸)단체나 국민당에서 퍼뜨린 소문으로 과학적 근거없는 낭설에 불과하다고 중국인들은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