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시대 스타일리스트는 '의상 논란'을 예상하지 못했을까? [안선영의 it패션]

2014-12-30 08:00

소녀시대 의상 표절 논란[사진제공=KBS, 돌체 앤 가바나]


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소녀시대가 때아닌 의상 표절 논란에 휩싸였다. 무대에서 선보인 의상이 명품 브랜드 돌체 앤 가바나 의상과 흡사하다는 이유에서였다.

지난 26일 방송된 KBS '가요대축제'에서 소녀시대는 흰색 셔츠에 화려한 장식이 더해진 빨간 팬츠를 입고 등장, '미스터 미스터'를 열창했다.

그러나 방송 직후 SNS를 중심으로 '소녀시대가 돌체 앤 가바나 의상을 표절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실제 지난 9월 뉴욕컬렉션에서 돌체 앤 가바나 모델이 피날레 때 입고 나온 2015 S/S 레디 투 웨어는 소녀시대가 협찬받았다고 생각될 정도로 흡사하다.

한 네티즌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소녀시대 스타일리스트에게 "이번 가요대제전 소녀시대 의상 돌체앤가바나 카피인가요? 오마주인가요?"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스타일리스트는 "오마주지요. 실제 옷을 구경도 못 했는데 어떻게 카피를…. 그 느낌이 너무 좋아서 그렇게 입으면 예쁠 것 같아 헤어랑 레드립까지 콘셉트로. 카피라고 할 만큼 비슷하다면 팀원들 전체가 밤새 한 땀 한 땀 수작업한 게 그런 명품 브랜드만큼 퀄리티 있다는 칭찬이겠죠?"라고 답했다.

실제로 옷을 구경하지 못 했는데, 오마주를 했다는 말은 쉽게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다.

'오마주'의 뜻을 살펴보면 석연치 않은 부분은 더 있다. 오마주는 본래 영화에서 특정 작품의 장면 등을 차용해 해당 작가나 작품에 대한 존경을 표하는 것을 말한다. 음악이나 의상 등 영화 외 다른 장르에도 이 개념을 적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오마주라는 표현은 어느새 표절 논란이 불거졌을 때 가장 쉽게 해명하는 단어로 쓰이고 있다. 사전에 동의를 구하지 않은 채 그대로 가져다 쓴 경우는 오마주가 아닌 표절이다.

소녀시대 스타일리스트 S씨는 이미 연예계에서 유명하다. 소녀시대뿐 아니라 배우 차예련, 정혜영, 오연수의 스타일링을 맡고 있으며 패션 관련 방송에도 수 차례 출연했다. 지난 2012년에는 제1회 가온차트K-POP어워드 스타일상 의상부문을 수상하기도 했다.

때문에 그녀가 돌체 앤 가바나의 뉴욕 컬렉션을 보지 못했다는 것 역시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 패션에 가장 예민해야 할 직업이지만 유명 브랜드의 패션 흐름과 동향을 놓친 셈이니 말이다. 게시글에서 말한 "실제 옷을 구경도 못 했다"는 것이 "의상을 컬렉션에서 직접 보지 않고, 화보를 통해 접했다"는 의미라고 하더라도 비슷한 분위기로 의상을 제작했기에 문제가 될 요소는 충분하다.

스타일리스트는 논란을 의식한 듯 해당 게시물을 삭제했다. 하지만 이대로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다. 소녀시대가 국내뿐 아니라 중화권, 더 나아가 유럽에서까지 큰 사랑을 받고 있는 만큼 스타일리스트 역시 조금 더 책임감 있는 의상으로 소녀시대의 무대를 빛나게 만들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