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가정신 사라진 시대…정주영이 그립다”, 탄생 100년 ‘이봐, 해봤어’ 출간
2014-12-29 15:11
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세계적으로 뛰어난 기업가들은 많이 거론된다. 그렇지만 각기 그들이 활동했던 시기와 경제·사회적 기반, 시장 등 환경 여건을 놓고 비교해 볼 때 열악하기 그지없는 환경에서 엄청난 업적을 남긴 정주영 회장의 기업가로서의 면모는 그 어느 누구보다도 빛나는 특성을 가진다.”
세계적인 경영학의 대가 피터 드러커 교수가 생전에 한 말이다.
2015년은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탄생 100주년을 맞는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 출판 자회사 FKI미디어는 정 명예회장 탄생 100주년을 맞아 ‘이봐 해봤어? 세기의 도전자, 위기의 승부사 정주영’을 발간했다고 29일 밝혔다.
저자인 박정운 메이텍 인터내셔널 대표는 1974년부터 1988년까지 전경련 국제담당 상무를 역임하며 정 명예회장을 최측근에서 보좌했다. 이 기간은 정 명예회장이 국내외 무대에서 가장 눈부신 활동을 펼친 시기였다. 이 때의 인연으로 박 대표는 정 명예회장의 전기를 썼고, 이후의 삶 대부분을 정 명예회장의 경영철학을 전파하는 데 할애했다.
박 대표는 정 명예회장의 위상을 “예로부터 우리민족에게는 시련과 위기 때마다 절망을 딛고 분연히 일어나 도약하는 도전의 용기, 창조와 혁신의 빛나는 DNA를 가지고 있다고 나는 믿는다. 정 명예회장은 이러한 우리 민족의 기질이 발현된 극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고 설명했다.
“나는 외국에서 돈을 빌려와 이 땅에 조선소를 지을 거다.”
“미친 거 아냐, 어떻게 배를 만들어? 왜, 아예 국산 자동차를 만든다고 하지.”
어이없다는 듯 개구진 표정으로 관객들을 웃게 했던 그 꼬마들의 눈에도 우리나라에서 배를 만드는 것, 자동차를 생산하는 꿈은 허무맹랑한 이야기였던 듯 싶다.
당시 시대 상황이 그랬다. 가족과 회사 임직원은 물론이고 고위 경제관료, 세계은행 관계자 등 모든 이들의 비웃음과 엄청난 반대를 무릅쓰고, 정 명예회장은 아이들에게조차 허무맹랑한 상상으로 치부되었던 그 모든 일들을 “이봐, 해봤어?” 한마디와 함께 도전에 옮겼다. 그리고 많은 불확실성과 위험요소 때문에 다른 기업들은 감히 엄두도 못내는 사업들을 과감하게 앞서 추진하고 성공시킴으로써 한국경제 산업화의 물꼬를 텄다.
이렇듯 정 명예회장은 대한민국 경제사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1915년 11월 25일 강원도 통천군에서 6남 2녀 중 장남으로 태어난 그는 참혹한 최빈국가에 속했던 대한민국을 오늘날 선진공업국 대열에 이르도록 발전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박 대표는 이 책이 그의 전기의 완결편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책을 통해 “정 명예회장의 업적을 부각시키는 것 못지않게 그의 치열한 삶의 궤적과 면모를 되새겨보고 이러한 정신을 불러 일으켜 다시금 도전과 용기, 창조와 혁신의 에너지로 위기의 한국경제를 다시 세우는 데 우리 모두가 동참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