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부동산3법' 합의에도 부동산시장은 '정중동'… "호가만 꿈틀, 매수세 없어"

2014-12-28 14:43
서울 아파트 가격 2주 연속 보합세… 부동산3법 처리에도 매수자들 느긋

강남구 개포주공1단지 인근 한 중개업소에서 재건축 관련 상담이 한창이다. 부동산 3법 통과가 확실시되면서 서울시내 재건축단지의 매매 관련 문의가 증가하는 분위기다.[사진=남궁진웅 timeid@]


아주경제 강영관·이명철·장기영·노경조 기자 = "부동산 3법 여야 합의에 하루만에 호가가 2000만원 넘게 올랐어요. 집주인들이 매물을 다 거둬들이면서 지금은 사고 싶어도 매물이 없습니다. 급매물 몇 개가 팔렸는데 이후 매수세가 움직이진 않고 있어요."(서울 강남구 개포주공1단지 인근 G공인 관계자)

"문의요? 지금 보세요. 전화 한 통 안 오고 있습니다. 재건축 정책이 통과돼도 더 이상 가격이 크게 오르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어요. 9·1 대책 발표 때 반짝한 이후로는 전혀 거래가 없는 상황입니다."(목동 신시가지 1단지 내 공인중개사)

오는 29일 부동산3법의 국회 본회의 통과가 확실시되면서 강남 재건축 등 서울 곳곳에서 매물이 회수되는 등 매도호가 상승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다만 높아진 호가에 추격매수가 없어 실제 거래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는 게 현장 공인중개사들의 설명이다.

침체된 부동산시장에 활력을 불어 넣을 것으로 기대하며 여야는 이달 29일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탄력 운영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3년 유예 △재건축 조합원 복수(3주택) 분양 허용 등 이른바 '부동산 3법'을 본회의에서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여야 합의 이후 일부 급매물이 소진되고 호가가 꿈틀대는 등 일단 시장엔 긍정적인 신호로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매수 관망세가 여전해 전반적이 시장 정상화 움직임은 아직 감지되지 않고 있다.  강남구 개포주공1단지 K공인중개소 대표는 "대기수요자들이 항상 있지만 그렇게 특별한 움직임은 없다"면서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와 관련해서도 대부분 올 연말까지 통과될 것으로 예상해서 그렇게 큰 호재로 받아들여지진 않는다"고 시장 분위기를 전했다.

실제 부동산114 매매동향을 살펴보면 이달 26일 서울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19일과 같은 수준으로 2주 연속 보합세를 이어갔다. 부동산 3법 처리에 대한 여야의 합의로 매도자들이 일부 매물을 발 빠르게 거둬들이고 있지만 수요자들은 매도자들에 비해 다소 느긋한 반응을 보이고 있어 실제 가격 동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았다. 자치구별로는 △노원구(0.04%) △중랑구(0.04%) △서초구(0.03%) △동대문구(0.02%) △영등포구(0.02%) △강북구(0.01%) △강서구(0.01%) 순으로 매매가격이 상승했다.

개포주공1단지의 42㎡의 매맷값은 6억8500만원에 형성됐다. 이달 20일 6억7000만원에서 약 1500만원 가량 오른 금액이다. 같은 단지 50㎡와 56㎡도 각각 8억, 9억2500만원으로 많게는 2500만원 가량 호가가 오른 상태다. 단지 인근 G공인 관계자는 "부동산3법이 통과될 것이라는 소식에 매물 10개 중 7개가 들어가거나 호가를 올렸다"면서 "다만 오른 가격에 추격매수세가 강하게 들어오지 않으면 또다시 박스권에서 가격이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송파구 일대 재건축 단지 중개업소 관계자들도 부동산3법 통과 소식이 연말 재건축 시장에 어느정도 온기를 불어넣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시기적으로 늦었다는 평가도 있지만 연내 타결조차 불투명했던 만큼 통과 자체가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잠실동 H공인 관계자는 "여전히 비싸다고 느끼는 수요자들이 있지만 부동산 3법이 통과되는 것을 보고 거래를 진행하겠다는 매수자들이 꽤 많다"며 "조합원 입장에서도 부담이 줄고 보유 가능한 주택수는 늘어 재건축사업에 적극적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9.1대책의 수혜지로 평가받는 양천구 목동과 노원구 상계동 일대 부동산시장도 부동산3법 호재에도 대체적으로 조용한 편이다. 본격 재건축까지는 시간이 남아있어 관련 규제 완화 효과가 직접 느껴지지 않는다는 게 현지 설명이다.

목동신시가지 중 준공연도(1985년)가 가장 오래돼 재건축 기대감이 높은 목동신시가지 1단지 공인중개업소들은 부동산 3법 통과 이후에도 한산한 모습이다. 목동신시가지 중 준공연도(1985년)가 가장 오래돼 재건축 기대감이 높지만 아직까지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 현지 공인중개사에 따르면 이 단지 전용 65㎡ 6억~6억5000만원, 98㎡는 9억~9억5000만원선에 시세를 형성했다.

단지 내 M공인 대표는 "전용 65㎡는 최고 7억원에 팔리던 9월보다 5000만원 이상 내렸고 98㎡는 최근 9억원 이하로도 급매물이 나왔다"며 "9·1 대책 발표 때만 매수세가 움직이다가 호가가 올라가면서 문의와 거래도 끊겨 약보합세"라고 전했다. 재건축 연한 단축은 목동 일대 부동산 시장에 분명 호재였지만 일단 호가를 올린 집주인과 수요자간 가격 차이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아 활발한 거래가 어렵다는 게 공인중개사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서울 노원구에서도 부동산 3법의 국회 통과를 앞두고 매물을 거둬들이는 집주인이 늘고 있다. 상계주공7·8단지 인근 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상계주공8단지 전용 32㎡의 매매가격은 9·1 대책 발표 직후 1억7000만~1억8500만원에서 이날 현재 2억~2억2000만원으로 최대 5000만원가량 상승했다. 나머지 주택형도 전용 39㎡는 2억1000만~2억 3000만원에서 2억6000만~2억7000만원으로, 전용 48㎡는 2억7000만~3억원에서 2억9000만~3억원으로 가격이 뛰었다.

단지 인근 K공인 관계자는 "부동산 3법의 국회 통과 얘기 나오면서 추가로 나오는 매물이 많지 않다"며 "매수자가 찾아와서 집주인에게 연락을 하면 급할 게 없으니 조금 더 가격이 오르면 팔겠다며 보류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