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울트라캡쏭' 역시 이승철, 역시 '라이브 황제'

2014-12-25 14:48

 

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가수 이승철이 5200여명의 팬들과 한데 어우러졌다. 여느 아이돌 못지않은 '떼창'은 데뷔 29년 이승철의 저력을 느끼게 했다.

24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D홀에서는 이승철의 전국투어 브랜드 '울트라캡쏭 크리스마스'가 열렸다. 이승철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 위한 팬들로 코엑스는 북적거렸다.

이날 연달아 노래 세 곡을 끝내고 관객들과 인사를 나눈 이승철은 "이승철과 함께 노래방 온 기분으로 놀아봅시다!"라는 외침으로 다시 한 번 공연을 이어갔다. 그리고 이승철의 말대로 콘서트장은 이내 노래방이 됐다.

가사를 모르는 관객도 쉽게 따라할 수 있도록 화면에는 큼지막한 가사가 표시됐으며, 이승철은 본인의 노래뿐 아니라 박상철의 '무조건', 크리스마스 캐럴까지 불러 6600여㎡(2000여평)의 전시장은 열기로 가득 찼다.

이승철 콘서트는 다양한 주제의 퍼포먼스와 주옥 같은 명곡으로 구성된 완성도 높은 공연으로 늘 조기 매진되기로 유명한 콘서트. 이날 역시 '크리스마스 반짝 추위'로 영하로 내려간 날씨에도 객석을 가득 채운 공연장은 뜨거운 열기가 이어졌다.

'울트라캡쏭'의 가장 큰 매력은 아무래도 데뷔 30주년을 앞둔 이승철의 다양한 곡이 콘서트를 풍성하게 만든다는 점이었다. 'My Love' '잊었니' '마지막 콘서트' '긴 하루' '그 사람'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 '소녀시대' '연인' '희야' 등 이승철의 주옥 같은 노래들은 180분을 가득 채웠다.

콘서트에는 젊은 관객보다 이승철과 비슷한 연배의 관객이 많았다. 이승철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울고 웃었을 이들이었다. 이승철을 "오빠"라 부르며 가슴 떨린 시간을 보낸 그들이기에 이 시간만큼은 소녀가 되어 있었다. 아이돌 가수를 좋아하는 10대와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었다. 이승철이 노래에 앞서 곡에 대해 설명하면 여기저기서 곡을 알아맞혔고, 환하게 웃었다.

특히 이승철의 명곡 중 하나인 '마지막 콘서트'의 노래가 흘러나오자 관객들은 환호했고, 가사 "밖으로 나가버리고"에서 긴 호흡을 내뱉을 때는 그의 감미로운 목소리에 눈물 짓는 이도 있었다.

가성과 진성을 오가며 폭넓은 음역대를 보여준 이승철은 장르를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풍부한 성량과 화려한 기교로 '라이브의 황제'임을 다시 한 번 확인케 했다. 2시간 30분 동안 이어진 공연에도 흔들림 없는 목소리는 관객에게 '귀가 즐거운' 콘서트를 만들어 줬다.

추운 겨울을 뜨겁게 만드는 이승철 콘서트 '울트라캡쏭'은 서울에서 26일까지 진행되며, 오는 31일 대구를 끝으로 한 해를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