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C, “세계 최대 1만9224TEU급 컨선 내년 론칭, 대우조선해양 건조”
2014-12-24 06:00
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세계 최대 규모의 컨테이너선 기록이 두 달여 만에 또 경신될 전망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세계 2위 해운선사인 스위스 MSC는 내년 초 대우조선해양으로부터 총 1만9224TEU(1TEU는 20피트 길이 컨테이너)급 컨테이너선을 인도 받는다. MSC는 최근 자사 홈페이지에 올린 유튜브 동영상을 통해 이 선박이 세계 최대 크기라고 홍보하고 있다.
선박은 2013년 7월 중국 민생은행이 대우조선해양에 발주해 MSC에 17년간 용선키로 한 3척의 컨테이너선 가운데 첫 호선으로, 내년 초 인도받는다. 선박 이름은 ‘MSC오스카’로 명명됐다. 이어 내년 4월에 인도받는 선박의 이름은 ‘MSC 올리버’로 결정됐다.
그런데, 정작 대우조선해양은 MSC의 홍보 내용은 사실과 맞지 않다고 전했다. 2013년 당시 계약한 선박의 규모는 1만8400TEU급이며, 설계와 건조도 이에 맞춰 진행됐다는 것이다. 건조 과정에서 선주사의 요구에 따라 선체의 안전을 위협하지 않는 상황에서 진행할 수 있는 설계 변경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대우조선해양의 설명대로라면 MSC오스카는 세계 최대 선박이 아니다. 실제로 MSC오스카는 길이는 395.4m, 폭 58.6m, 높이 30.5m로 알려졌는데, 이는 ‘CSCL 글로브’(길이 400m, 폭 58.6m, 높이 30.5m), 머스크의 트리플E 클래스(길이 399m, 폭 59m), 중국 최대 국영조선그룹 중국선박공업집단(CSSC)이 산하 상하이외고교조선소(SWS)에 발주한 1만7589TEU급 컨테이너선(길이 399m, 폭 54m)에 비해 작다.
컨테이너선 탑재량이 늘어나는 것은 선박내 여유공간을 최대한 활용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컨테이너선은 선박을 운항할 때 만일의 사고에 대비할 수 있도록 선장과 항해사들의 시야 확보가 중요하다. 1만TEU급 이하 선박의 거주구(데크 하우스)는 통상 선박 후미에 위치한 데 반해 초대형 컨테이너선은 선박 중간에 자리잡은 것도 시야를 확보하기 위함이다.
단, 컨테이너선은 후진을 하는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에 거주구 후방 시야각은 전방에 비해 상대적으로 강하게 규제를 받지 않는다고 한다. 이에 거주구 후방에 당초 설계안보다 컨테이너를 실을 수 있도록 적재 설비를 추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컨테이너는 레고 쌓듯이 위로 올려서 싣고 가는 것이라 쌓는 높이의 문제가 아니면 가능하다.
당초 1만8000TEU급으로 수주했던 CSCL 글로브가 1만9000TEU급으로 변경했을 때, 현대중공업은 이러한 방법을 동원해 기존 선박의 설계 제원을 크게 바꾸지 않고 크기를 키울 수 있었다고 한다. MSC 오스카가 다른 선박에 비해 총톤수가 무거운 것도 적재량 증가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2만TEU급 극초대형 컨테이너선의 대량 발주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불과 수백개 컨테이너선을 더 실을 수 있는 미묘한 차이로 세계 최대 기록이 연이어 바뀌는 것은 선사들간 자존심 싸움에서 비롯됐다는 설명이다. ‘세계 최대’ 선박을 운용한다는 것은 해운사 내에서도 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상징이며, 화주들에게도 신뢰감을 심어줄 수 있다.
MSC 오스카가 언제까지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 자리에 머물지는 알 수 없다. 삼성중공업이 내년부터 기 수주한 1만9200TEU급 컨테이너선 건조를 개시하며, 내년에는 2만TEU를 넘는 선박도 발주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1957년 미국 시 랜드가 세계 최초의 컨테이너선인 ‘게이트 위에 시티’를 투입한 뒤 2006년 AP몰러 머스크라인이 세계 최초로 1만TEU급 컨테이너선을 취항시키기까지 50년이 걸렸지만 1만TEU에서 2만TEU 선박으로 넘어가는 데에는 불과 10년 밖에 걸리지 않았다.
소수 메이저 해운사들의 해운시장 독점 현상이 심화 되면서 컨테이너선의 대형화 경쟁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