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 총장, 감산의지 없음 드러내…사우디는 미국과 에너지 패권경쟁 형국
2014-12-22 15:35
알-바드리 사무총장은 이날 아부다비 석유 회동 와중에 기자들과 만나 "내년 하반기 말까지 유가가 회복되길 우리가 기대하고 있다"면서 "저유가에 시장이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그때까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이같은 발언은 OPEC 생산의 약 3분의 2를 담당하는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UAE) 및 카타르 고위 인사가 잇따라 유가를 끌어내리기 위한 감산은 없다고 밝힌 가운데 나왔다.
전세계 주요 에너지 조사 기관에 따르면 내년 상반기의 경우 미국산 셰일 오일 생산 증가와 오펙 원유에 대한 수요 감소로 공급이 넘쳐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국제유가 시장을 둘러싼 움직임은 크게 3가지 흐름이 있다.
첫째, 미국의 원유생산량이 3년간 하루 300만 배럴로 증가했다는 것이다. 둘째, 나이지리아의 미국 석유 수출량이 3년간 하루 100만 배럴에서 30만 배럴로 급락해 올해 8월에는 5만 배럴 이하로 떨어지면서 인도와 아시아 시장에 대한 판로를 개척하고 있는 상황이다. 셋째로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경제 제재에 대응하기 위해 러시아가 원유 생산을 증가시키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사우디는 최근 수년 동안 목표로 설정해 온 배럴당 100달러라는 가격 수준을 포기했으며 80달러 수준을 감수하는 결단을 내렸으나, 실제 국제유가 시세는 80달러를 크게 밑돌고 있다.
이러한 사우디의 결단의 배경에는 미국의 셰일오일 개발이 자리잡고 있다. 미국의 원유 생산량은 한때 2007년 일일 평균 생산량이 508만 배럴까지 떨어졌으나 올해 1~10월에는 849만 배럴까지 회복하면서 미국의 석유 수입 의존도는 58%에서 27%로 떨어졌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2일 보도했다.
사우디는 대미관계가 기본적으로 중요하다는 인식은 하고 있어 이슬람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 관련 작전에서는 이라크, 시리아 등과 연대를 강화하고 있으나 석유정책에서는 선을 긋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제유가 100달러 시대가 계속될 경우, 미국의 원유 증산은 가속화될 것이고 국제적인 석유 수급의 밸런스가 무너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