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에 두 번…도 넘은 가격인상
2014-12-22 08:07
아주경제 전운 기자 = 식품업체들의 지나친 가격 인상이 소비자들의 눈쌀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원자재 가격 인상을 핑계로 1년에 두번이나 올리는 일부 염치없는 기업들 때문이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코카콜라음료는 지난 1일부터 일부 음료 제품의 출고가를 평균 5.9% 올렸다. 코카콜라음료의 전체 250개 제품 중 22개 품목의 가격이 인상됐다. 제품별로는 코카콜라(1.5ℓ)가 4.1%, 환타(1.5ℓ)가 6.3%, 파워에이드(240㎖)가 2.2%, 제주V워터(2.0ℓ)가 4.1%다.
코카콜라음료는 앞서 1월에도 일부 제품 출고가를 평균 6.5% 올린 바 있다.
문제는 코카콜라의 가격 상승 폭이 매우 크다는 점이다. 실제로 코카콜라(1.5ℓ)는 2000년대만 해도 1150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134%나 오른 2700원이다. 이달부터 4.1% 인상이 적용되면 2800원을 줘야한다.
이는 물가가 비싸기로 유명한 일본보다 1000원 이상 비싸다. 100엔당 982.7원을 적용해 환산하면, 일본에서는 코카콜라(1.5ℓ)가 평균 1453원이다. 무려 1357원이나 차이가 난다.
버거킹도 대표 메뉴인 '와퍼'를 비롯한 일부 햄버거 메뉴의 가격을 지난 20일부로 인상했다. 와퍼는 기존 5000원에서 5400원, 와퍼주니어는 3600원에서 3900원, 불고기버거는 2700원에서 2900원으로 올렸다. 해당 세트 메뉴도 각각 200~400원씩 인상됐다.
버거킹 역시 지난 3월 인상 이후 9개월만에 또 올린 것이다. 특히 버거킹은 최근 1~2년 사이에 10% 가까이 가격을 인상해 소비자들의 눈총을 받고 있다.
버거킹 측은 이번 가격 인상은 햄버거 패티의 원료육인 호주 및 뉴질랜드산 수입 소고기의 지속적 가격 인상에 따른 원가 부담으로 인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호주산 냉동 쇠고기는 한-호주 FTA에 따라 40%에 달했던 관세가 15년 간 단계별로 인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관세는 발효 이후 2.7% 포인트 낮아졌고, 내년 1월 1일에는 또 2.7%포인트 인하돼 3주일 만에 5.4%포인트의 관세가 인하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따라서 버거킹의 가격 인상은 소비자를 우롱하는 처사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말이다.
버거킹은 올해 가맹점 사업을 확대하면서 20%에 육박하는 매출 상승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격 인상을 단행해 "소비자를 상대로 가격을 인상해 매출 인상을 주도한 것이 아니냐"는 빈축도 사고 있다.
이외에도 지난 여름 랑콤, 비오템, 키엘, 슈에무라, 로레알파리, 라메르, 지오르지오 아르마니, 입생로랑, 디올, SK-Ⅱ 등 수입 화장품은 일제히 가격을 올렸다. 이중 랑콤, 키엘, 비오템, 슈에무라는 지난 3월 이미 한차례 면세점 가격 인상을 발표한 브랜드다. 5개월 만에 가격을 평균 3~5% 올렸다.
수입화장품은 매년 연례행사처럼 가격인상을 단행하고 있어 소비자들의 불만은 끊이지 않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좋은 실적에도 불구하고 원자재 가격 인상을 빌미로 완제품 가격을 무리하게 올리는 일부 몰지각한 업체들은 사실상 소비자를 '봉'으로 보고 있다"며 "이들로 인해 다른 업체들까지 가격 인상을 따라해 사실상 소비자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