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크 관리' 강조한 은행 CEO들…결과는?
2014-12-25 08:00
부실채권비율 감소세 "비교적 성공"
가계부채 급증…"안심하긴 일러"
가계부채 급증…"안심하긴 일러"
아주경제 문지훈 기자 = 수익성 저하로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는 은행들이 올해 경영화두로 내세웠던 리스크 관리에 비교적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5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 3분기 기준 국내 은행들의 부실채권(NPL)비율은 1.72%로 1분기 1.81%에 비해 0.09%포인트 감소했다.
특히 국민·우리·신한·하나 등 4대 은행의 NPL비율 역시 연초 대비 감소했다. 국민은행의 NPL비율은 1.71%로 1분기 1.82%, 2분기 1.75%에 이어 하락세를 보였다. 4대 은행 중 비교적 NPL비율이 높은 우리은행 역시 1분기 2.70%에서 2.51%, 2.36%까지 낮췄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의 NPL비율 역시 1분기 각각 1.15%, 1.42%에서 1.07%, 1.29%까지 낮아졌다.
서진원 신한은행장은 올 초 신년사를 통해 핵심사업 역량강화를 언급하며 "최고의 건전성이 뒷받침돼야 하는 만큼 선제적 위험요인 분석과 입체적 모니터링을 통해 리스크 대응력도 한층 업그레이드 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건호 전 국민은행장 역시 신년사를 통해 리스크 관리체계를 효과적으로 개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각 은행들의 보수적인 리스크 관리로 NPL비율은 개선된 모습이지만 연체율 관리에는 여전히 애를 먹고 있다. 상당수 은행들의 연체율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의 연체율은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우리은행의 경우 연체율이 1분기 1.27%였으나 2분기 1.30%로 상승했으며, 3분기 들어서는 1.36%로 늘었다. 하나은행의 3분기 연체율은 전분기 대비 0.14%포인트 상승한 0.65%이며, 외환은행은 0.04%포인트 개선된 0.52%를 기록했다.
은행권에서는 당초 예상보다 리스크 관리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내년 가계부채 증가 위험성이 커져 안심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말 예상했던 것보다는 전반적으로 리스크 관리가 잘 이뤄졌다고 볼 수 있지만 내년에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부채 급증에 따른 위험성이 커질 수 있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 현재 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 잔액은 730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등 부동산 금융규제 완화와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로 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 잔액이 급증하고 있다.
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 증감액은 지난 9월 5조6000억원, 10월 7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9월과 10월 증감액 1조2000억원과 4조원에 비해 급증한 규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