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땅콩 회항' 증거인멸 확인 위해 대한항공 임직원 등 고강도 조사
2014-12-19 11:13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이근수)는 19일 오전 복수의 대한항공 임직원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 오후에는 이번 사건의 은폐·축소에 관여한 것으로 확인된 객실담당 여모(57) 상무를 세 번째로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검찰은 이들을 상대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기내 폭언·폭행 등 조 전 부사장에게 불리한 증거를 없애는 데 관여했는지 집중적으로 추궁하고 있다.
전날 검찰은 박창진 사무장과 승무원들에게 허위 진술을 강요한 것으로 지목돼 온 여모 상무를 증거인멸 혐의로 입건하는 등 은폐 의혹의 윤곽을 파악해가고 있다.
여 상무는 당초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됐으나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사건을 은폐한 정황이 확인돼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됐다.
그는 사건 직후 직원들에게 최초 이메일 보고를 삭제하라고 지시하고 사무장과 승무원에게 거짓 진술을 강요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사무장이 국토교통부 조사를 받을 때 19분간 배석했던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로써 '땅콩회항' 사건 피의자는 조 전부사장과 여 상무 등 2명으로 늘어났다.
이날 소환된 다른 임직원들 역시 조직적으로 은폐·축소 과정에 개입했다는 정황이 드러나면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될 수 있다.
검찰은 조현아 전부사장의 항공법 및 항공보안법 위반,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 혐의 외에도 대한항공 임직원들을 상대로 조직적 은폐 의혹에 대한 수사를 벌여 왔다.
전날 오전에는 조 전 부사장과 대한항공 임원, 승무원 등에 대한 통신자료 압수수색 영장(통신확인자료 요청)을 추가로 발부받아 통신내역을 확인했다.
이는 검찰이 대한항공 차원에서 사건을 은폐하려 했다는 정황이 어느 정도 드러난 만큼 조 전 부사장이 임원들에게 직접 증거인멸을 지시했는지 여부 등을 확인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사건 이후 조 전 부사장이 여 상무 등 임직원들로부터 문자와 전화 등을 통해 전후 상황을 보고받았다는 정황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 전 부사장이 보고를 받았다는 사실이 입증되면 그에게도 증거인멸 혐의가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한편 검찰은 전부사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증거인멸 외에도 항공보안법 위반 혐의가 인정되면 중형이 예상되는 만큼 도주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