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조문식 기자 = 중국을 공식 방문 중인 정의화 국회의장은 18일 오후 4시(한국시각 오후 5시)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을 하고 △양국 간 우호 증진 △동북아 평화안정 △경제협력 등에 대해 논의했다.

정 의장은 “새로운 지도자인 시 주석과 박 대통령을 통해 한·중 관계가 성숙하고 내실 있는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가 됐다”며 “종전 70주년을 맞아 한·중 관계가 현재의 동반자 보다 한 단계 더 발전된 ‘한·중 우호연대’ 관계로 발전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장더장 위원장 초청으로 방중(訪中)했는데, 한·중 의회 수장은 물론 의원들 간의 교류가 더욱 증대될 필요가 있다”며 “연례적인 한·중 바둑 친선대회, 서예전 등 문화예술 교류가 늘어나는 것도 한·중 간 굉장히 중요하다”고 밝혔다.

정 의장은 “한·중·일 관계에서도 과거의 잘못을 반성하고 사과할 필요가 있다”며 “서로 용서하고 배려하며 동북아 평화를 위해 나아가자는 취지에서 한·중·일 오케스트라(를) 창단해 매년 각국을 순회공연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이에 대해 시진핑 주석은 “정 의장께서 이번에 대표단을 이끌고 적절한 시기에 중국을 찾아왔다”며 “장더장 위원장과도 좋은 회담을 가졌다고 들었다”고 화답했다. 또 “중국 전인대와 한국 국회와의 교류를 추진해 많은 공동인식을 함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중·한 관계는 건강하면서 지속적으로 발전하는 추세”라며 “의회, 정당, 정부, 지방 분야별 교류를 강화해 공동의 인식과 신뢰를 증진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뜻을 나타냈다.

아울러 “양국 간 인적·문화적 교류도 양국관계를 반영하는 것”이라며 “내년 한국·중국 광복 70주년의 해를 맞아 양국 교류 1000만명 목표(를) 실현하자”는 입장을 표했다.

이날 정 의장은 “경색된 남북관계를 완화시키기 위해 국회 차원에서 남북국회 회담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며 “이를 통해 김영남 상임위원장과 만날 생각인데 시 주석의 많은 관심을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이에 시 주석은 “지난 세기 중·한 양국은 외국의 침범을 받아 같은 운명, 같은 입장을 갖고 있으며 과거를 잊지 않되, 미래를 지향해야 한다”며 “과거와 같은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해야 하고, 항구적 평화가 정착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중국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한반도 비핵화, 동북아 평화 안전을 수호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며 “한반도의 자주적·평화적 통일을 위한 남북협력확대를 지지하며, 중국은 동북아 평화안정과 함께 한반도 비핵화 실현에 건설적 역할 다할 것”이라고 ‘지지 의사’를 전했다.

이날 양국은 ‘한·중 FTA 실무협상’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정 의장은 “올해 한·중 교역량이 2300억 달러에 이르는데 내년 초에 함께 FTA를 비준하면 금방 3000억 달러 이상에 다다를 것”이라고 평가했다.

정 의장은 또 “최근 중국 교통은행(交通银行) 서울지점이 위안화 청산결재를 시작했다”며 “한·중 간의 자본시장 특구를 만드는 것이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서도 시 주석은 “중·한 양국은 FTA 실질적 타결을 같이 선언했고 관용비자 소지자에 대한 사전 통제 협정도 체결했다”며 “이러한 중요한 조치들이 중·한 간의 전략적 협력을 통해 활력을 불어넣었다”고 제시했다.

시 주석은 또 “중·한 간 경제·무역은 양자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므로 중·한 FTA 후속조치(가) 마무리돼야 한다”며 “양국 간 금융분야 협력 등의 큰 프로젝트를 진행해 빠른 시일 안에 교역 목표량(3000억 달러)을 실현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 의장은 이날 오후 7시(한국시각 오후 8시) 베이징 포시즌즈 호텔에서 교민 및 현지 진출기업인들을 만나 “한·중 FTA 발효에 미리미리 준비해서 더욱 의욕적으로 사업도 하시고, 국익도 키워달라”며 “한해 1000만명이 교류하고, 교역 3000억불 시대를 눈앞에 두었다는 것은 수천 년 한중 관계에 있어 전혀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고 격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