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경위, 자살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실이 동료 회유" 암시 유서 남겨

2014-12-14 19:43
"조선일보에서 저를 문건 유출의 주범으로 몰아가 너무 힘들게 됐다" 억울함 호소

아주경제 김동욱 기자 = '청와대 문건' 유출 혐의자로 검찰 수사를 받던 중 스스로 목숨을 끊은 서울지방경찰청 정보1분실 최모(45) 경위가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함께 수사를 받던 한모 경위를 회유했음을 암시하는 유서를 남겼다.

최 경위 유족들은 14일 최 경위의 시신이 안치된 서울 광진구 명일동성당 장례식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서 가운데 가족 관련 부분을 제외한 8쪽을 공개했다.

최 경위는 동료 한모 경위에게 쓴 쪽에서 "민정비서관실에서 너에게 그런 제의가 들어오면 당연히 흔들리는 것은 나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며 "너무 힘들어하지 마라. 나는 너를 이해한다"고 말했다.
 

[사진=YTN 뉴스 캡처]


최 경위는 지난 11일 영장실질심사에서 "체포되기 전날인 8일 민정수석실에서 파견된 경찰관이 '혐의를 인정하면 선처해줄 수 있다'는 취지의 말을 한 경위에게 말했다는 것을 한 경위로부터 들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경위는 이어 "이제 내가 이런 선택을 하게 된 것은 너와 나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회사 차원의 문제이나 이제라도 우리 회사의 명예를 지키고 싶어 이런 결정을 한다"고 밝혀 경찰 조직에 누를 끼치지 않기 위해 극단적인 선택을 했음을 시사했다.

최 경위는 이번 사태가 자신과 상관없음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유서에서 "이번 사태에서 'BH(청와대)의 국정농단'은 저와 상관없고 단지 세계일보 조모 기자가 쓴 기사로 인해 제가 힘든 지경에 오게 되고 조선일보에서 저를 문건 유출의 주범으로 몰아가 너무 힘들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