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보여주기 법안’ 폭증…11일 오후 기준 가결은 14.4%
2014-12-11 15:30
19대 이미 1만3000건 돌파…‘실적 올리기 치중은 지양해야’
아주경제 조문식 기자 = 제19대 국회에서 접수한 법률안과 결의안 등 의안 숫자가 1만3000건을 돌파했지만, 가결률은 10%를 겨우 넘어 ‘의원들의 실적 올리기에 집중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19대 국회가 출범(2012년 5월30일)한 이후 11일 오후까지 접수된 법률안과 결의안 등 의안 숫자는 모두 1만3182건에 이른다.
이는 지난 18대 국회가 4년간 접수한 전체 법안 1만3913건에 이미 육박한 수준이어서 남은 임기를 고려하면 이번 국회는 법안 제출 건수에서 역대 최다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법률안 등 의안 발의가 쏟아지고 있지만, 10일까지 가·부결, 폐기를 포함해 의안이 처리된 경우는 모두 4217건으로 처리율이 30%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파악됐다.
여전히 대부분은 미처리 계류 상태이고, 이중 상당수는 아예 상정조차 되지 못했다. 원안 또는 수정안이 가결 처리된 경우는 1902건(14.4%)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19대 국회 접수 법안 대부분이 의원 발의라는 부분에 대한 문제 제기도 이어지고 있다. 의원 입법은 정부 입법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절차가 간소한 점을 노린 것이라는 평가다.
이는 입법 건수를 자신의 의정 활동 증거로 사용하려는 일부 의원이 기존 법안의 내용만 살짝 바꾸는 ‘꼼수’를 쓰며 경쟁적으로 법안을 발의하면서 발생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함께 법안 발의에 걸리는 시간을 줄이려는 정부가 여당 의원에게 법안 제출을 부탁하는 이른바 ‘청부 입법’의 증가 역시 한몫한다.
일부 의원실의 경우 국정감사 보도자료 성과는 물론 법률개정안 작성 숫자 등으로 직원들을 평가하기도 해 질보다 양을 추구하는 경향도 보이고 있다.
이날 국회 관계자는 “19대 국회도 마찬가지겠지만, 매년 단순 폐기되거나 철회하는 의원 입법안이 적지 않다”며 “보여주기식 입법이 넘친다”고 비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법안 수로 대중에게 업무 성과를 과시하겠다는 자세를 지양하고 법안의 실제 내용으로 어필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