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산고, 교육청에 학부모 88% 혁신학교 반대 설문 추가 제출
2014-12-11 14:52
아주경제 이한선 기자 = 서울 중산고의 혁신학교 지정 취소 요청을 놓고 서울교육청이 결정을 미루고 있다.
조희연 서울교육감의 역점사업인 혁신학교 추진 동력을 떨어뜨리지 않기 위해 일부러 결정을 늦추고 있다는 의혹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학교 측은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11일 서울교육청에 따르면 서울 일원동 중산고의 혁신학교 지정 취소 요청을 놓고 결정을 신속하게 하기 보다는 의견 수렴 절차 등에 대한 검토를 신중하게 하기로 방침을 바꿨다.
당초 서울교육청은 서울 후기고 모집관 관련해 중산고의 요청에 대한 검토를 최대한 신속하게 한다는 방침이었지만 결정이 늦어지게 됐다.
서울교육청 관계자는 “9일 중산고가 재요청을 한 내용을 검토한 결과 학교에서 학부모가 이의를 제기하는 경우 왜 혁신학교를 추진했는지 등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고 설명해야 하는데 아무런 설득 작업이 없었다”며 “의견수렴도 공식적이지 않은 SNS를 통한 조사 결과를 보내와 근거가 또 부족하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중산고는 이날 혁신학교 운영 관련 재학생 학부모 찬반을 묻는 가정통신문 결과를 추가 서류로 교육청에 제출했다.
1, 2학년 재학생 학부모 940명 중 922명이 응답해 찬성 113명(12.3%), 반대 809명(87.7%)가 나왔다.
서울교육청은 이같은 공식 설문 결과 제출에도 지정 취소 요청 수용에 대한 결정을 다시 미룰 태세다.
서울교육청 관계자는 “설득 작업을 왜 하지 않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후기고 지원도 끝나 급할 것이 없기 때문에 언제까지 해야되겠다는 일정은 정하지 않았고 결정에 시간이 걸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학교측은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중산고 관계자는 “취소 결정이 마무리가 안되면 학부모들이 동요하는 분위기가 지속될 수 있어 난감하다”며 "지정 취소가 안되는 경우 예산이 와도 학부모들의 반대로 사업 추진이 안 될 가능성이 클 것 같다"고 우려했다.
중산고는 예산 지원을 통해 강남 8학군의 주변 자율형사립학교 등과 경쟁하기 위해 학교측이 주도해 혁신학교 공모를 신청하고 지난 1일 지정이 됐지만 학부모들의 학력 저하 우려에 따른 반대 의견이 높아지고 주위 중학생 학부형들의 진학률 저조 우려에 따라 지난 4일 지정 취소를 요청했다.
중산고 관계자는 “학부모 의견을 제대로 수렴하지 못하고 학교운영위원회 및 대의원 대표 학부모 의견만을 수렴해 혁신학교를 추진한 것이 큰 과오였다”며 “지역사회의 의견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잘못을 뼈저리게 깨닫고 최선을 다해 뒷수습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산고의 혁신학교 지정철회 요청을 놓고 서울교육청의 결정이 늦어지면서 학교의 혼란만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교육청이 조희연 서울교육감의 역점 사업중 하나인 혁신학교 사업 추진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중산고의 지정 취소 요청을 어떻게든 막아보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