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명철 기자=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자동차 운전자와 승객을 이어주는 서비스 ‘우버’에 대한 제재 조치가 이어지고 있다. 승객의 안전을 담보하기가 어렵고 현지 택시산업 종사자들과 마찰을 빚는 등 문제가 발생하면서 세계 각국에서 서비스 금지에 나서는 것이다.

국내에서도 우버 서비스를 놓고 안전 및 택시산업 위축 등에 대한 우려가 오래전부터 제기됐지만 아직까지 정부 차원의 대응은 미진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우버 서비스를 금지하기 위한 법안들이 발의됐지만 국회 처리가 지연되고 있다. 정부가 정확한 대응 방침을 밝히지 못하면서 이용자 및 택시산업 종사자들의 혼란이 계속될 것으로 우려된다.

우버란 승객이 스마트폰 앱을 이용하면 위성항법장치(GPS)를 통해 가까운 곳에 대기 중인 운전자와 이어주는 차량공유 서비스다. 미국에서 시작한 이 서비스는 이용의 간편함을 장점으로 전 세계로 확산 중이다. 국내에서는 지난 8월 시범서비스를 시작해 이달부터 유료로 전환했다. 택시 이용자들의 불만 중 하나인 승차 거부가 없어 젊은 이용객을 중심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이 서비스는 크게 우버블랙·우버엑스·우버택시 세 개로 나뉜다. 우버블랙은 렌터카를 알선해 서비스하는 것이고, 우버택시는 콜택시 서비스처럼 기존 택시와 승객을 연결한다.

논란이 되는 부분은 우버엑스로 자가용 운전자와 승객을 이어준다. 기본요금 2500원에 1km당 610원, 분당 100원의 요율이 적용돼 기존 택시(중형 기준 기본요금 3000원, 155m당 100원, 37초당 100원)보다 저렴한 편이다. 현행법상 택시운전 면허가 없는 운전자가 자가용으로 손님을 태우고 대가를 받는 행위는 불법 행위로 간주돼 단속 대상이다. 현재도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지자체와 경찰이 단속 중이고, 국토교통부와 서울시가 고발 조치해 검찰에서 수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국가에서는 이미 우버 서비스를 금지하는 등 대처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인도에서는 최근 우버 운전자가 승객을 성폭행한 사건이 발생해 8일 시 당국이 우버 영업을 막았고 9일에는 인도 전역에서 해당 서비스를 금지했다.

유럽의 경우 독일·네덜란드·스페인에서 우버 영업이 불법이라는 판결이 내려졌고, 프랑스도 12일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남미 브라질·콜롬비아 법원도 우버 영업을 불법으로 판정했다. 우버 본고장인 미국 내 각 주에서도 우버 영업 금지와 관련 소송이 이어지는 추세다.

우리나라에서도 우버를 둘러싼 논란이 심화되고 있지만 유독 대응이 늦어지는 분위기다. 지난달 18일에는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서울본부 등 서울지역 택시 4개 단체가 우버 서비스 등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기도 했다.

국토부는 자가용의 유상 운송만 법에 명시돼 있어 이를 중개하는 우버에 대한 단속 근거가 없다는 입장이다. 우버 서비스를 금지하려면 방송통신위원회를 통해 해당 앱을 잠금 조치해야 하는데 아직까지는 명분도 부족하다.

1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 따르면 현재 우버 서비스와 관련해 의원들이 발의한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이하 여객법) 개정안 3개가 계류된 상황이다.

김성태·한정애·이노근 의원이 각각 대표발의한 이들 개정안은 사업용 자동차 임차인이나 자가용 운전자의 유상운송을 알선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적발 시 처벌토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미 정기국회에서 통과가 무산됐으며 임시국회에 가야만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국토교통부 박지홍 신교통개발과 과장은 “불법행위 단속 및 법 개정의 두가지 방안으로 우버 서비스에 대한 대응을 해나갈 예정”이라며 “택시 이용자 편의를 위한 통합콜센터 구축 등 관련 서비스 개선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 콜택시 영업 비율은 30~35% 선으로 60~70% 수준인 해외국가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다. 콜택시 영업이 부족해 무작정 도로 위를 달리는 택시도 많고 이용자 접점이 부족해 우버의 장점이 상대적으로 부각됐다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우버택시처럼 전화 또는 앱으로 택시 연결이 가능한 통합콜센터를 구축하고 15일부터 서울에서 서비스를 실시한다. 이는 택시산업 발전을 위한 방안의 일환으로 향후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