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제품 하자 비판한 차량 전문가 고소… 이유는 '명예훼손'

2014-12-10 18:40

아주경제 윤태구 기자 =현대자동차가 자사 차량의 하자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자동차 전문가를 형사 고소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대기업이 제품에 대한 개인의 비판을 '고소'라는 무기로 입을 막으려 한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 달 19일 박병일 카123텍 대표를 형법상 명예훼손 및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했다. 사건의 발단은 이렇다. 자동차 정비 명장인 박 대표는 현대차를 소유한 고객들이 안전 관련 문제로 문의가 이어지자 자동차 정비 전문가로서 원인 파악은 물론 수리를 진행하며 문제를 파고들었다. 이 같은 사실은 점차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고 박 대표는 방송 인터뷰까지 진행하게 됐다.

박 대표는 방송을 통해 최근 논란이 됐던 누수, 에어백 미전개, 급발진 의혹 등 안전 문제 전반에 걸쳐 전문가로서 자신의 목소리를 냈다. 박 대표는 기능대학 출신으로 자신만의 전문성을 쌓아 2002년 자동차 정비 명장, 2006년 기능 한국인으로 선정됐을 정도로 이 분야에서는 인정을 받는 전문가다.

하지만 이는 곧 현대차의 불만을 샀고 박 대표를 형사 고소하기에 이렀다.

특히 현대차는 박 대표를 고소하며 총 다섯 건의 방송 인터뷰를 문제 삼았다. 현대차가 문제 삼은 박 대표 인터뷰는 △2013년 7월 투싼ix 에어백 미전개 사고 △2013년 8월 아반떼 MD 누수 논란 △2014년 1월 아반떼 에어백 결함 논란 △2014년 3월 송파구 버스 급발진 의혹 △2014년 9월 레이디스코드 교통사고로 촉발된 스타렉스 차량 결함 논란에 대한 내용이다.

현대차 측은 박 대표가 방송 인터뷰에서 허위 사실을 유포해 자사 명예가 훼손됐고 그에 따라 영업과 업무에도 지장을 받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박 대표는 지난 달 26일 인천 남동경찰서에서 1차 조사를 받았고 경찰은 이 사안에 대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박 대표로서는 당황스럽기 그지없다. 박 대표는 "정비 전문가로서 무엇이 잘못됐고 어떤한 점이 잘못됐는지를 지적한 것으로 인해 고소를 당해 당황스럽다"며 "무슨 목적으로 나를 형사 고소한 것인지 궁금하다"고 말했다.